호르헤 칸투[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프로야구 두산은 지난 시즌 마운드로 고생했다. 공격력은 강했다. 팀 타율(0.282), 득점(758점), 안타(1394개), 도루(179개), 볼넷(581개), 팀OPS(0.777) 등에서 모두 1위였다. 지명타자와 1루수의 선전이 돋보였다. 공격에만 전념한 홍성흔은 타율 0.299 OPS 0.819로 제몫을 했다. 1루수는 오재원(타율 0.260 OPS 0.786)과 최준석(타율 0.270 OPS 0.777)의 플래툰이었다. 144타석을 제공받은 오재일은 타율 0.299 OPS 0.884로 충분한 가능성을 알렸다. 최준석이 롯데로 이적하고 오재원이 2루로 돌아가 올 시즌 1루의 주인은 오재일이 될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났다. 외국인 야수로 호르헤 칸투(32)가 합류했다. 메이저리그에서 8시즌(2004년~2011년) 동안 847경기에서 타율 0.270 104홈런 OPS 0.755을 기록한 강타자다. 칼럼리스트 존 시켈스는 2004년 루키이던 그를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와 비교하며 빅리그 최고의 2루수가 될 재목이라고 칭찬했다. 10년 뒤 카노는 10년 2억 4천만 달러의 초대형계약을 맺었다. 칸투는 프로야구에 왔다.공갈포 천국 멕시칸리그칸투는 2011년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출장한 57경기를 끝으로 빅리그에서 뛰지 못했다. 그해 타율과 OPS는 각각 0.194와 0.517이다. 마이너리그는 2012년 LA 에인절스 트리플A 솔트레이크에서 출장한 21경기가 마지막이다. 지난해는 고향으로 돌아가 멕시칸리그에서 뛰었다. 일부 야구인들은 멕시칸리그를 트리플A와 동일한 수준으로 간주한다. 현지 평가는 다르다. 멕시칸리그는 구장들이 고지대에 위치해 극심한 타고투저 성격을 보인다. 멕시코시티는 해발 2240m의 고지대다. 대부분의 홈구장들은 해발 1000m 이상의 높은 지대에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쿼트러플A급 타자들은 멕시칸리그에서 빅리그 재진입을 노린다. 투수들은 당연히 기피한다. 그래서 싱글A 수준의 투수들이 주를 이룬다. 멕시칸리그 타자들은 의식적으로 타구를 띄워 장타를 만든다. 칸투도 그렇다. 지난해 타율 0.270 31홈런 OPS 0.984를 기록했다. 홈런을 위한 풀스윙에 주력하다보니 지난해 인플레이된 타구의 안타확률(BABIP)이 0.243에 그쳤다. 빅 리그 통산 BABIP 0.297보다 훨씬 낮았다. 구장이 고지대에 위치해 내야수와 외야수 사이에 떨어지는 텍사스안타가 많이 나오고 투수들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점을 떠올리면 심각한 수치다. 더구나 그는 351타석에서 66번 삼진을 당했다. 18.8%의 삼진비율(K%)이다.
호르헤 칸투[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멕시칸리그 타자들의 성적에 의구심을 제기하는 목소리는 흔하게 들을 수 있다. 그들은 많은 홈런 숫자에 이끌려 멕시칸리그 타자를 영입하는 것이 상당히 위험한 비니지스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해 멕시칸리그 홈런왕은 37개의 루벤 마테오(36)였다. 2005년 LG에서 뛰었던 타자다. 34경기 성적은 타율 0.233 5홈런이었다.5번 타자로 제격?칸투는 배트 스피드가 빠르다. 손목 힘이 좋아 왼손투수의 몸 쪽 속구나 바깥쪽으로 던지려다 가운데로 몰린 실투를 잘 받아친다. 지난해에도 칸투는 왼손투수를 상대로 타율 0.322 OPS 1.352를 기록했다. 특히 장타율은 0.864로 최고 수준이었다. 아무래도 두산은 이 점을 주목하고 많은 장타를 바라는 것 같다.현실은 녹록치 않다. 두산의 홈인 잠실구장은 빅 리그로 봐도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 바람의 방향이 타자에게 유리하지도 않다. 더구나 토종투수들은 외국인타자와의 승부에서 바깥쪽 코스를 고집한다. 변화구를 중심으로 존에서 빠지는 유인구를 많이 던진다. 칸투는 빅 리그 시절 변화구에 약했다. 유인구에 배트가 많이 따라 나갔다.두산은 김현수, 홍성흔, 칸투로 이어지는 막강한 중심타선을 기대한다. 칸투가 변화구와 유인구에 약점을 보인다면 구상은 결코 이뤄질 수 없다. 오재일의 플래툰 파트너로까지 입지가 좁아질 수도 있다. 왼손투수가 선발로 나오는 날에나 7번 타순에서 배트를 휘두를 수 있다는 얘기다. 김성훈 해외야구 통신원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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