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호의 술이술이 마술이① 퀸즈에일
엘리자베스 1세가 飯酒로 마신 술
[아시아경제 이광호 기자]맥주의 탄생은 기원전 4000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맥주는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만든 수메르인들이 빵을 잘게 부순 다음에 맥아를 넣고 물을 부어 발효시켜 만들기 시작했다는 내용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수메르 지역에서 이집트로 옮겨오면서 이집트 묘에서 발견된 벽화에는 맥주를 담그는 일상적 모습이 자세히 그려져 있다. 맥주는 그리스인과 로마인에 의해 서유럽으로 전파됐다. 근세로 접어들면서 맥주를 만드는 주도권은 수도원에서 시민 계급으로 넘어가게 된다. 지금도 유럽 지방 곳곳에 가면 수도원 시절부터 이어져 내려온 맥주 양조장을 볼 수 있는 건 이런 이유에서다.중세에는 지금의 홉을 사용하는 맥주와는 달리 독일어로 그루트(Grut)라 불리는 약초, 약재의 열매와 뿌리 등을 첨가해 향과 맛이 강한 맥주를 만들었다. 이후 더욱 자극적인 맛과 향을 위해 몸에 좋지 않은 원료까지 넣게 되자 건강에 대한 우려로 점차 순수한 홉을 사용하는 맥주를 선호하게 됐다. 결국 1516년 독일은 남부 바이에른 공화국의 빌헬름 4세가 맥주 순수령을 공포해 맥주에는 맥아, 홉, 효모, 물 이외에는 다른 원료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 일이 독일이 세계적 맥주 기술로 통용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맥주 순수령이 여러 가지 원료를 사용해 다양한 맥주 맛을 추구하는 발전 노력을 저해한다는 불평이 있고, 벡스 등 독일 상위 맥주사들이 외국 자본에 넘어갔으니 역사의 아이러니라 하겠다. 오랜 역사를 가진 맥주의 가장 큰 특징은 무엇보다 그 맛의 다양성이다. 맥주가 유럽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보리 이외에 각 나라마다 자국에서 생산되는 독특한 곡물을 부원료로 사용하면서 맥주 제조기술이 발전됐다.맥주의 종류를 구분하는 방식은 맥주를 제조할 때 사용하는 효모를 기준으로 나누는 것이 대표적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온도에서 짧은 기간 동안 발효하는 상면효모발효 맥주는 에일(Ale), 밀맥주, 스타우트 등이 대표적이다. 낮은 온도에서 상대적으로 긴 시간동안 발효하는 하면효모 발효 맥주는 필스너, 라거 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라거 맥주의 비중이 높지만,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외국의 소형 맥주사를 중심으로 에일과 밀맥주의 비중이 늘고 있다. ◇정통 에일의 진한 향과 깊은 맛 '퀸즈에일'=여름철 시원함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고, 겨울철에는 깊고 진한 맛을 느끼게 하는 맥주가 있다. 바로 하이트진로가 국내 대형제조사 최초로 선보인 에일맥주 '퀸즈에일(Queen's Ale)'이다. 진하고 다양한 향과 깊은 맛을 지닌 퀸즈에일은 그 동안 국산 맥주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다. 맥주는 발효조 아래로 가라앉는 하면효모로 저온(9∼15도) 발효시킨 라거 맥주와 발효조 표면에 떠오르는 상면효모로 고온(18∼25도) 발효시킨 에일 맥주로 구분된다. 라거 맥주는 맑은 호박색으로 깔끔한 맛과 청량감이 특징인 반면 에일 맥주는 라거에 비해 색깔이 진하고 다양한 향과 쌉쌀하고 진한 맛이 특징이다. 묵직하고 진한 에일은 특히 겨울에 잘 어울리는 맥주로 알려져 있다. 퀸즈에일은 하이트진로가 3년간의 연구 끝에 출시한 프리미엄급 에일맥주로 세계 최고 수준인 맥주연구소 덴마크 알렉시아(Alectia)와 기술제휴를 통해 개발했다.빙점이하로 숙성해 깊은 맛을 내는 것이 특징이다. 가공법인 트리플 호핑 프로세스(Tripple Hopping Process)를 적용해 프리미엄 페일에일 특유의 과실향과 아로마 향의 진하고 풍부한 맛을 즐길 수 있다.퀸즈에일은 소비자들이 골라 마실 수 있도록 두 가지 타입이 판매된다. 블론드 타입(Blonde Type)은 맥주의 맛과 호프의 향이 균형감을 이룬 것이 특징이며, 엑스트라 비터 타입(Extra Bitter Type)은 호프의 함량을 높여 좀 더 깊고 강렬한 에일 특유의 쌉싸름한 맛을 즐기는 소비자들에게 안성맞춤이다.퀸즈에일은 구릿빛을 띄는 적갈색으로 맑은 호박색의 라거에 비해 강렬한 색감을 지니고 있다. 엑스트라 비터 타입은 블론드 타입보다 좀 더 진한 색을 띄고 있다. 알코올 도수는 두 타입 모두 5.4%로 국산 일반 라거(4.5%)보다 높다.가격은 프리미엄급 수입맥주보다 싸다. 330㎖ 1병당 출고가격은 블론드타입이 1900원, 엑스트라비터타입이 2100원이다. 프리미엄 맥주의 이미지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빈티지 컬러의 디자인과 재질을 강조했다. 유럽풍의 클래식한 서체를 사용해 기존 라거타입 맥주와는 다른 맥주 고유의 클래식함을 표현했다.아침식사 때 물대신 에일 맥주를 마실 만큼 에일 애호가였던 영국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음주 습관을 모티브로 해 퀸즈에일로 이름을 지었다.이광호 기자 kwang@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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