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과 뉴스 실종된 MBC…왜?

MBC 민실위 보고서, 타사에 비해 누락되거나 비보도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MBC 뉴스가 공정성과 가치 판단성에서 점점 시청자와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내부에서 제기됐다.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 산하 민주언론실천위원회(이하 민실위)는 25일 '원칙의 실종, 뉴스의 실종'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MBC 뉴스가 타사에 비해 누락되거나 아예 보도되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13일 SBS와 KBS는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23년 만에 무죄''라는 리포트를 비증 있게 다뤘다. 그러나 MBC는 마지막 단신으로 처리되고 말았다. 같은 날 발생한 '부림 사건 33년 만에 무죄선고' 기사도 마찬가지였다. '불법 구금으로 자백을 받아냈다'는 인권 관련 판결이 갖는 의미, 33년 동안 법에 의해 국가 존립과 안전을 위협하는 간첩으로 규정됐던 사람들의 얘기가 담겨있는 기사인 동시에 관객 수 1100만명을 돌파한 영화 '변호인'의 모티브가 됐던 사건이다. SBS가 리포트로 보도했고 '강기훈 유서 대필 사건 무죄'‘와 함께 주요 조간지 주요 기사로 다뤄졌다. 그러나 이 역시 MBC 뉴스에서는 마지막 단신으로 처리됐다. 여기에 최근 집중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는 '서울시 간첩 사건 증거 조작 의혹' 보도를 보더라도 MBC 뉴스의 판단에는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SBS는 지난 14~16일 잇따라 사흘에 걸쳐 관련 뉴스를 메인 리포트로 보도했다. KBS 역시 'KBS뉴스9'에서 14~15일 이틀에 걸쳐 집중 보도했다. 조선·중앙·동아 등 이른바 보수 언론지도 자세하게 다뤘다. 그러나 MBC 뉴스데스크는 이틀 내내 단신 한 줄도 보도하지 않았다. 민실위는 이 같은 사례를 지적하면서 "(MBC) 보도국장은 여러 차례에 걸쳐 시청자 눈높이에 맞는 뉴스, 공급자가 아니라 수용자에게 부응하는 뉴스, 시청자들에게 친절한 뉴스를 강조한 바 있다. 그런데 최근의 사례를 보면 여기에 얼마나 부합하는가?"라고 지적한 뒤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거나 보고 싶은 친절한 뉴스가 아닌 공급자 일방의 불친절한 뉴스를 만들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한편 MBC는 최근 김재철 전 사장의 측근으로 알려진 안광한 신임 사장이 선임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같은 뉴스를 MBC는 누락하거나 축소 보도한 것으로 나타났다.[자료제공=MBC 민실위]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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