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외교 정책이 동네북 신세가 됐다. 최근 불거진 우크라이나를 비롯, 시리아 위기의 진행 과정에서 미국의 주도적 역할과 영향력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공을 들여온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 정책' 마저 중국과의 갈등 유발과 일본의 우경화 묵인이라는 부작용을 낳고 있는 실정이어서 비판과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월스트리트 저널(WSJ)은 지난 22일(현지시간) 최근 우크라이나와 시리아 사태 등에서 보여준 미국 정부의 소극적이고 실효성 없는 외교 정책을 비판하는 저명한 경제사학자 니얼 퍼거슨 하버드대 교수의 칼럼을 게재했다.퍼거슨 교수는 "세계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를 걱정하고 있지만 더 큰 문제는 미국의 소극적 외교"라고 지적했다.그는 이어 "오바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선을 넘으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어느 누구도 이런 발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면서 "우크라이나 정부는 이후 저격수를 동원해 시민을 사살했다"고 비판했다.퍼거슨 교수는 이어 "시리아에 대한 미국의 무대책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악의 재앙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워싱턴포스트(WP)도 23일(현지시간) 사설을 통해 "존 케리 국무장관의 시리아 외교(이니셔티브)가 쓸모없는 정책이 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신문은 이와관련, "케리 장관의 구상은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물러나지 않으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퇴진을 압박할 것이라 기대한 것이었다"면서 "국제사회에 대한 호소로는 시리아의 악몽을 끝낼 수 없다"고 비판했다.아시아 중시 정책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점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20일 컬럼을 통해 "태평양을 중심으로 한 미국과 중국의 군사 경쟁이 본격화되며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 역할을 하고 있는 태평양 일대가 가장 위험한 화약고가 될 수도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오바마 정부가 중국 견제라는 명분 아래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부가 주도하는 노골적인 우경화 정책 기조를 묵인하는 태도에 대해 한국 정부 등 관련 당사국은 물론 워싱턴 외교가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헤리티지 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지난 20일 일본 정부의 우경화에 반대하는 미국 정부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더 늦기 전에 일본에 대한 압박에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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