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재무회의, 현오석 '역파급효과' 공감…韓경제혁신 3개년계획 기대
현오석 경제부총리가 자넷 옐런 미국 FRB의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회의에 참석한 각국 재무장관과 국제기구 수장들은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강조해온 미국 테이퍼링의 리버스 스필오버(역파급효과, 신흥국 금융불안이 선진국으로 전이되는 현상, 반대는 스필오버)에 동의하면서 국제공조의 필요성을 인식했다. 또한 한국정부가 준비중인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서는 높은 기대감을 보였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현 부총리는 22일 오전과 오후 본회의에서 세계 경제거물들과 잇달아 만나 글로벌 및 각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오전에는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총재와 양자회담을 가진 이후 오후 본회의에서는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과 미국 테이퍼링 대응 등 정책공조 방안을 논의했다. 자넷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을 만나 질서정연한 테이퍼링을 당부했다.현 부총리는 이들과의 대화를 통해 미국 양적완화 축소는 세계 경제 회복에 따른 정상화 과정으로서 세계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다만, 신흥국 경제의 비중이 확대되고 상호 연계성이 심화된 상황에서 신흥국 경제가 불안해지면 선진국의 경제회복도 저해될 수 있는 역파급효과를 설명하고, 양적완화 축소는 신중하게 조정되고 명확한 소통하에 질서정연하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오석 부총리와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총재.
아울러 현 부총리는 "최근 양적완화와 테이퍼링의 영향이 각국의 경제 펀더멘털 차이에 따라 차별화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의 위기 경험이 취약성 극복을 위한 위장된 축복(blessing in disguise)이었으며 앞으로도 한국경제의 펀더멘털 강화 노력을 지속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테이퍼링이 시작됐으나 여전히 작은 뉴스에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것은 국제금융시장이 아직도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도 지적했다.현 부총리는 "이런 측면에서 향후 테이퍼링 등에 따라 발생가능한 예상 시나리오를 미리 분석해 G20 차원에서 정책 공조 방안을 마련하는 것을 고려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IMF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또 "G20이 세계 경제의 위기 관리자로서 이러한 논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시장안정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할 것이고, 결국 세계경제의 안정적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이에 대해 각국 재무장관과 라가르드IMF 총재는 "미국 연준이 작년 G20 정상회의 합의에 따라 양적완화 축소시 글로벌 안정을 고려하면서 시장과의 소통을 통해 진행돼야 한다"며 공감을 표시했다. 또한 양적완화 축소 영향의 신흥국간 차별화 지적에 동의하고, 펀더멘털이 강한 한국경제는 양적완화에 따른 영향이 작았으며, 충분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특히 쇼이블레 독일 재무장관은 "양적완화 축소의 영향이 과장되는 측면이 있으며, 그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신흥국들의 경우, 정치적 불확실성, 경상적자 등 내부적 취약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지적했다.IMF는 현 부총리의 역파급효과에 동의하면서 향후 테이퍼링 확대 등에 따른 시나리오 분석을 실시하고 정책권고도 포함시킬 수 있을 것이며, 이 경우 테이퍼링 등에 따른 파급효과와 역파급 효과의 정량 분석도 가능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 부총리는 예상 시나리오별 정책공조방안에 거시경제정책 등 기본적 정책 외에 IMF-지역금융안전망(RFA)간 협력 등 위기예방, 대응정책도 포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IMF 회원국이 동의한다면 IMF-RFA 협력 등 새로운 공조 메카니즘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며, 한국의 지원과 기여가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현 부총리와 대화하고 있는 조 호키 호주 재무장관(왼족),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주요국 재무장관들은 한국의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현 부총리는 "세계 경제가 위기 국면에서 벗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G20이 성장잠재력 제고를 위해 추진중에 있는 종합적 성장전략이 시의적절하다"고 평가하고 "한국정부도 작년에는 경제 회복을 위해 경기적 요인 개선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올해에는 구조적 요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비중있게 소개하고, G20 성장전략과 그 취지 및 방향이 일맥상통함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라가르드 IMF 총재는 규제총량제, 여성의 경제활동 제고 등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의 구체적 방안에 대해 높은 관심을 표명하고, IMF가 필요시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현 부총리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중 규제개혁 분야를 예로 들어 "규제총량제는 그간 규제완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규제가 계속 증가하고 있어 규제개혁을 위한 보다 강력한 접근법이 필요하다는 박근혜 정부의 의지에 따라 추진하는 정책"이라며 법상으로 금지되는 것 이외에는 원칙적으로 모두 허용하는 규제의 네거티브 시스템 도입 방향도 소개했다.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영국도 규제총량제와 유사한 제도로 원인원아웃(One-in One-out) 제도를 실행중이라고 소개하면서 공감을 표시했다. 원인원아웃은 기업활동과 관련된 규제를 신설하려면 그에 상응하게 기존 규제를 폐지하도록 하는 제도로 영국이 2010년도부터 도입ㆍ운영하고 있다.
현오석 부총리가 볼프강 쇼이빌레 독일 재무장관과 대화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사진제공=기획재정부]
쇼이블레 독일재무장관은 선진국에서도 환경ㆍ금융 등의 분야에서 규제가 증가함에 따라 민간 부문의 규제 개선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한국의 구조개혁 노력이 인상적이라고 언급했다. 쇼이빌레 장관은 G20 성장전략 정량목표 설정에 한국이 적극 지지해 주도록 협조 요청하고 경제혁신 3개년 계획 확정 후 이를 바탕으로 'G20 성장전략(Growth Strategy)' 수립에 한국의 적극인 기여를 기대했다.한편, 현 부총리는 통일재원 조달, 화폐통합, 경제재건 등 독일과 제도 및 경험 공유를 위해 민간 연구기관간, 양국 재무당국간 통일 관련 연구 협력 체계 구축을 제안했다. 쇼이빌레 재무장관은 1990년대 독일 통일 협상과정에 자신이 직접 참여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이를 환영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세종=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정치경제부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