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시프트 공급량 85% 줄인다

2014년도 시프트 공급량 938가구 잠정 확정… “자체 사업량 감소가 원인”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서울시의 대표 주거상품인 장기전세주택(시프트) 공급량이 지난해보다 85%나 줄어든다. 하늘의 별 따기보다 어렵다는 시프트 입주가 더 치열해지는 것은 물론 비수기에도 전셋값이 치솟는 상황에서 서민들의 전세 구하기도 더욱 힘들어질 전망이다.시프트는 주변 전셋값의 80%이하로 최대 20년간 임대가 가능해 2007년 첫 공급 이후 줄곧 조기마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계획된 물량은 1000여가구도 안되는 수준으로 지난해 공급량 6000여가구의 15% 수준이다. 원인은 SH공사 자체사업이 줄어든 데 있다. 마곡과 내곡 등 대규모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데다 기존 사업비를 회수하기도 전에 새로 공급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운 이유에서다. 하지만 강남권에서 알짜 재건축 매입 시프트가 계획되는 등 하반기에는 수백대 1의 경쟁률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SH공사는 최근 2014년도 시프트 공급안을 잠정 확정,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공급에 나서기로 했다. 올해 예정된 공급량은 SH공사 자체사업 물량 515가구, 재건축 매입 물량 423가구 등 총 938가구다.이는 자체사업 물량 5959가구, 재건축 매입 물량 1566가구 등 총 6065가구가 공급된 지난해의 15% 수준에 불과하다. 시프트가 본격 공급되기 시작한 2007년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연간 공급량으로 2012년도에는 대형 개발계획 등을 앞둔 탓에 837가구만 공급된 바 있다.올해 SH공사 자체사업 물량은 ▲세곡2지구 6단지(119가구) ▲세곡2지구 8단지(99가구) ▲내곡지구 6단지(81가구) ▲내곡지구 2단지(177가구) ▲은평3지구 12단지(21가구) ▲수유동 486-682(18가구) 등에 예정됐다. 지난해 마곡과 내곡지구 등 대형 택지개발지구에 3000여가구 쏟아진 점을 감안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세곡과 내곡 등 SH공사의 주요 사업지에 공급이 집중돼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반면 재건축 물량은 늘었다. 총 423가구로 역대 두 번째로 많다. 서초 삼익과 강남 논현 경복 외에 대치 청실 등 강남권 알짜 재건축에서 예정됐다. 사업지별로는 ▲서초 삼익(7가구) ▲강남 논현 경복(34가구) ▲중랑 면목2(9가구) ▲대림1(15가구) ▲성내동 미주(41가구) ▲대치 청실(40가구) ▲양천 목동 404-13(67가구) 등이다.이 중 서초 삼익과 강남 논현 경복, 대치 청실은 모두 강남권 노른자위에 위치한 데다 롯데건설, 대림산업, 삼성물산 등 대형 건설사들의 시공이 예정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특히 ‘래미안 대치 청실’은 강남구에 7년 만에 공급되는 1000가구 이상 대단지로 주목을 받으며 일반분 청약에서 이미 평균 2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세웠다.다만 총 공급량이 줄어든 탓에 입주 당첨은 더욱 힘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공급분 총 6000여가구는 모두 조기 마감을 기록했다. 단 1가구 모집에 400여명이 몰리는 진풍경이 벌어질 정도로 경쟁이 치열했다. 인기도 꾸준하다. 2007년 첫 도입된 후 시프트는 7년째 마감행진을 기록 중이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07년 9.1대 1 ▲2008년 9.8대 1 ▲2009년 11.9대 1 ▲2010년 6.9대 1 ▲2011년 10.1대 1 ▲2012년 16.3대 1이다.특히 지난해 4월 단 한 차례 진행된 공가분 모집은 더욱 치열했다. 단 82가구 모집에 5195여명이 신청, 63.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강남권 최고 임대주택으로 평가받는 ‘반포자이’ 내 시프트는 7가구 모집에 65명이 몰리며 9.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 밖에 공급 초기부터 관심을 끌었던 강일지구 ‘강일리버파크’ 59㎡(전용)는 3가구 모집에 363명, 고덕지구 ‘고덕리엔파크2단지’ 59㎡는 2가구 모집에 340명, 서초지구 ‘서초네이처힐5단지’ 114㎡는 4가구 모집에 96명을 모으며 모두 수 백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평수가 큰 시프트가 줄어든 점도 경쟁률을 높이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59㎡가 812가구로 총 공급량의 86%를 차지한 반면 84㎡는 단 27가구에 그친다. 여기에 27가구 중 21가구는 선호도가 낮은 은평지구에 몰렸고 재건축 시프트는 서초 삼익 7가구에 불과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인 6000가구가 공급된 만큼 기존 자체 사업장을 관리하는 데 주력하는 한편 새로 공급될 지역의 품질을 더욱 높일 계획”이라며 “전체적인 공급량은 줄었지만 재건축 매입분이 크게 늘어나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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