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시장 '뉴욕이나 런던 따라가기론 안된다'

'서울시, 자연·사람·역사 융합한 지속가능한 도시 만들어야' 9일 오전 인간개발연구원 초청 강연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50년 전에 왜 서울시장을 못했을까. 100년 전에 됐으면 더 좋았을 거라고 생각합니다."박원순 서울시장은 9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경영자연구회 세미나에 참석해 서울시장으로 재임하며 추진한 대표적인 정책을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 박원순 시장이 9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인간개발연구원 초청 세미나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박 시장은 강연에서 서울을 자연과 사람, 역사가 융합한 지속가능한 도시로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600년 조선의 수도였던 서울에는 오랜 세월 동안 그 속에 살아온 사람들의 궤적이 녹아 있다. 뉴욕이나 런던을 따라 한다고 서울이 그렇게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서울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도시를 발전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는 '자연'과 '역사'를 꼽았다. 그동안 규모가 큰 사업에만 치중해 서울이 가진 역량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것에 대해선 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 시장은 "몇십조, 몇백조를 투입한다고 유네스코 문화재에 등록될 수 있는 게 아니며, 서울의 역사와 전통은 이미 그 자체로 가치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무 것도 기억되지 않는 시장'으로 기억되고 싶다는 '꿈'도 다시 강조했다. 그는 "전임 시장들이 큰 것에 집중하다 보니 놓치는 것이 많아 너무 한쪽에 집중하면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서울시가 수도로서 성장하기 위한 고민, 갈등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휴식과 성찰을 통해 상상력을 만들 수 있는 환경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희망제작소를 운영하던 때를 떠올리며 "월급도 제대로 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3년을 근무하면 3개월 안식휴가를 주는 등 안식월 제도를 도입하니 직원들 얼굴이 바뀌었다"며 "한국은 최장시간 노동해도 노동생산성이 떨어져 '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복지를 낭비가 아닌 투자의 개념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의 대표적인 미래 먹거리로는 '관광'을 꼽았다. 박 시장은 "인프라만 구축된다면 국제적인 관광과 컨벤션 도시가 될 수 있다"며 "올해 3월 개관 예정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를 비롯해 지역별 특색을 개발해 연결하면 글로벌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였다. 서울의 경쟁상대를 다른 지방으로 봐서는 안 되며, 세계적 규모에서 경쟁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시장은 "지방자치와 권한은 확대될수록 좋다고 생각한다"며 "지방도시와 경쟁할 게 아니라 지방을 밀어줄 것은 밀어주고 서울은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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