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올해도 외환시장의 화두는 여전히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양적완화 규모 축소(테이퍼링) 스케줄이다. FRB는 지난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첫 양적완화(QE) 축소 계획을 밝혔다. 올해 1월부터 매월 푸는 달러화 규모를 850억달러에서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줄인다는 내용인데, FRB는 앞으로도 경기 상황에 따라 꾸준히 유동성 규모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테이퍼링은 시장에 푸는 달러화 규모를 줄이는 작업이다. 달러화 강세를 부추겨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복합적인 변수 속에서 지난해 원·달러 환율은 롤러코스터를 탔다. 연초엔 달러당 1000원 선이 무너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미 의회와 행정부가 부채한도 조정 문제로 맞서고, 유럽의 키프로스가 재정위기를 맞으면서 1월 환율은 1050원 위로 뛰기 시작했다. 5월 중순까지 숨을 고르던 환율은 5월 말 벤 버냉키 FRB 의장의 테이퍼링 가능성 언급 뒤 1160원까지 치솟는다. 이런 흐름은 대규모 경상수지 흑자와 FRB의 통화 완화기조 유지 발언 속에서 잦아들었고, 7월부터는 환율이 떨어져 연말 1060원 선을 끝으로 장을 마감했다. 올해 환율은 어떤 그래프를 그리게 될까. 여기엔 어떤 전문가도 확언하기 어렵다. 지난해 12월19일 테이퍼링이 시작된 날 국내외 금융시장은 안정세를 보였지만 원·달러 환율 종가는 8.8원이나 급등했다. '아는 병'이었고, 축소 규모도 예상치를 밑돌았지만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무시할 수 없었다는 얘기다. 환율의 급격한 변화는 연내 언제든지 반복될 수 있다. 관건은 미국 경기의 회복 속도다. 고용과 성장 등 주요 거시경제 지표에 따라 QE 축소의 폭과 속도가 결정되는 탓이다. 세계 경제에 군불을 때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반길 일이지만, 테이퍼링에 지나치게 속도가 붙으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 국내에선 때마침 한은 수장과 금융통화위원회 멤버가 바뀐다. 김중수 총재의 임기는 3월 말까지다. '매파를 가장한 비둘기파'로 불리던 임승태 금통위원도 4월로 임기가 끝난다. 금융시장 최후의 보루인 한은의 수장과 금통위원으로 어떤 인물이 낙점되느냐, 그 자체가 시장을 흔들 변수다. 새 총재는 올해부터 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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