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박기춘, '철도'를 살렸다

[아시아경제 최은석 기자, 나주석 기자] 오랜만에 국회가 사회갈등을 해소하는 중재자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22일째 파업을 이어온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도출한 데에는 여야 중진의원들이 발벗고 나서는 등 노력이 돋보였다.새누리당과 민주당은 29일 철도노조와의 전격적인 협상을 통해 국회 국토교통위 산하에 '철도발전소위원회'를 구성하는 조건으로 철도노조의 파업 철회를 이끌어냈다. 위원회는 여야 동수로 구성하고,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으며 소위에 정부와 코레일ㆍ철도노조 인사가 자문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합의안 도출은 민주당에서 시작했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28일 긴급회의를 주재해 "철도파업문제를 풀어야 한다"며 국토위 소속의 박기춘 민주당 의원에게 여당과의 협상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정부와의 직접적인 협상이 빠른 속도로 진전을 가져오기 힘들다고 판단해 국회 상임위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고민 끝에 만난 파트너는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이다. 김 의원은 국토위 소속인 데다 새누리당에서 가장 영향력이 크고 청와대와의 소통을 위해서도 적임자였다. 29일 밤 9시 박 의원과 김 의원이 만나 2시간30분에 걸쳐 협상을 진행했다. 박 의원은 "정부는 바늘 한 구멍 들어갈 틈이 없고 국회는 뭐든 반대만 해 도저히 안 되겠다 생각했다"며 "그래서 국토위 최고 중진인 김무성 의원이 당과 정부를 설득시킬 수 있다고 생각해 연락했더니 공감했고 어젯밤 9시에 만났다"고 밝혔다.두 의원은 직접 민주노총에 머물고 있는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을 방문해 설득을 거듭한 끝에 합의문을 작성했다. 특히 김 의원은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와 지속적으로 설득과 협의를 진행해 "합의안을 수용하겠다"는 뜻도 받아냈다. 박 의원은 "김 의원이 황우여 대표, 최경환 원내대표와 통화해 설득했고, 김 위원장도 (합의안 도출을 위해선) 김 의원의 배석을 요구했고 김 의원이 김 위원장과 함께 만나며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여야 중진의원들이 발벗고 나선 것이 여야는 물론 철도노조와 청와대의 마음까지 돌릴 수 있었던 것이다.  김 의원은 30일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당 지도부 회의에 이 같은 합의안을 알렸고 이를 통한 해결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이날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도 20여분간 늦게 시작됐다. 박 의원 역시 김 의원이 여당의 협상 창구임을 내세우며 당 지도부를 설득했다. 최경환 원내대표도 이날 "소위 구성은 지도부가 한 게 아니라 국토위에서 한 것"이라며 "(다만) 지도부와 협의는 하면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민주당 사무총장인 박 의원을 직접 찾아 막판 여야 설득 작업을 벌였고, 청와대로부터도 이번 결정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결론까지 이끌어냈다. 김 의원은 이번 협상타결에 대해 "박 의원과 오랜 신뢰관계가 있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또 협의과정 역시 "당 지도부는 물론 청와대와도 상세하게 협의했다"고 전했다.최은석 기자 chamis@asiae.co.kr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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