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목인 기자]경기 부진을 겪고 있는 스페인에서 금융기관의 부실채권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 규모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현지시간) 일간지 엘파이스에 따르면 스페인 중앙은행은 이날 지난 10월 스페인 금융기관의 부실채권액이 총 1910억 유로(약 276조7600억원)로 사상 최대치를 보였다고 발표했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도 13.0%를 기록해 지난 1962년 관련 통계를 처음 집계한 이후 가장 높았다. 스페인 중앙은행은 최근 6년간 지속된 경제 위기를 부실채권 증가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스페인 부동산 시장이 붕괴하면서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했다는 것이다. 또 경제 위기로 기업과 가계에 신규 대출이 줄어든 것도 부실채권 비율을 상승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스페인이 목표로 하고 있는 내년 1월 구제금융 졸업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스페인 정부는 파산 위기에 빠진 국내 은행을 구하고자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에 긴급 구제 기금을 신청했다. 스페인은 EU로부터 410억 유로를 지원받아 국책 은행인 방키아를 포함한 4개 대형 은행을 집중적으로 지원했고 강도 높은 구조조정도 단행했다. 스페인 정부는 최근 은행 부실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됐다고 판단해 내년 1월 구제금융을 졸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올리 렌 EU 경제-통화 담당 집행위원은 "특히 스페인 지방 저축은행들의 재건이 핵심 문제"라면서 "은행 부실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다"는 견해를 밝혔다.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은 올해 3분기 0.1% 성장하면서 2년 이상 이어진 경기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다. 그러나 26%에 이르는 높은 실업률을 포함해 해결해야할 과제는 여전히 산적한 상황이다. 조목인 기자 cmi0724@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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