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연미 기자]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8일 "소비자물가 수준이 여전히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5~3.5%) 하한선보다 낮은 건 사실이지만, 업계나 국민이 제기하는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는 적절치 않다"고 쐐기를 박았다. 근원물가지수 상승세나 예상보다 높은 성장률을 고려하면, 일본식 장기 불황을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의미다. 김 총재는 이날 오전 소공동 한은 본관에서 경제동향간담회를 열고, 산업계와 민간 연구소 관계자들에게 이런 의견을 밝혔다. 김 총재는 "근원물가 상승률이 1.8%로 소비자물가 상승률(0.9%)보다 높다"면서 "(각종 무상시리즈 등) 정부의 정책 효과가 없었다면, 근원물가 상승률은 2%를 넘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근원물가지수는 추세적 물가 흐름을 보여준다. 농산물과 석유류 등 계절이나 수급에 따라 가격 변동폭이 큰 품목을 제외하고 계산한다. 김 총재는 따라서 "최근 소비자 물가가 한은의 물가안정목표 하한선을 밑도는 건 사실이지만, 단위노동비율로 따진 수준은 아직 높고, 국민의 기대 인플레이션 수준 역시 높다"면서 "일본식 디플레이션 우려는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김 총재는 아울러 "유럽도 소비자 물가는 0.9%이지만 근원물가지수는 1.1%를 나타냈고, 미국 역시 소비자 물가는 1.2%이지만 근원물가지수는 2.7%를 기록했다"면서 주요국의 사정도 우리와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연말 이후 전기대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합은 3%대 중후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총재는 "아직 4분기의 전기 대비 성장률이 집계되지 않았지만 지난해 연말과 비교하면 1분기 0.8%, 2분기와 3분기에 각각 1.1%씩 성장했으니 적어도 전기대비 연간 성장률은 3%대 중후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나아가 "3%대 중후반의 성장률을 보고 정책을 취해야 한다"고 말해 '금리인하 불가론'을 재확인했다. 김 총재는 지난 12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서도 "각종 경제지표가 개선되고 있다"면서 일각의 금리인하 주장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혔다. 올해 마지막 경제동향간담회에는 박상규 대한건설협회 상근부회장과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황규호 SK경영경제연구소장, 손양훈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신인식 중앙대 교수, 박원암 홍익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박연미 기자 chang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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