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기업 임원 연봉 급감..'보수 공개 피하기 꼼수?'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지난해 기업 임원들에게 평균 5억 원 이상 연봉을 지급했던 기업 가운데 상당수가 올해는 임원 보수를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봉 5억원 이상 등기임원에 대한 개인 보수 공개를 피하기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1일 기업정보 분석업체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등기임원 보수가 평균 5억 원 이상인 12월 결산법인 219개사의 등기임원 보수(올 1~9월)를 조사한 결과, 123곳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자본시장법 개정에 따라 기업들은 지난달 29일부터 사업보고서 등에 연간 보수 5억 원 이상 등기이사의 개인별 보수를 공개해야 한다.한데 이번 조사에서 올해 임원 보수가 지난해보다 절반 이하로 줄어든 곳은 20곳에 달했고, 30% 이상 줄어든 곳은 45곳이었고, 10% 이상 하락한 기업은 모두 81곳으로 집계됐다. 기업별로 보면 아모레퍼시픽과 한국타이어월드와 같이 총수나 일가족이 등기임원으로 있는 기업은 임원 보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가 18억2900만원이었고 같은 해 9월 말까지는 총 14억4400만원을 지급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9월 말까지 평균 4억1500만원을 지급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71.2%나 줄었다. 한국타이어월드는 지난해 1~9월 13억3300만원을 지급했지만, 올해는 3억9300만원만을 지급해 70.5% 감소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지난해는 3년에 한번 씩 실시하는 인센티브 제도가 적용된 해였고, 올해는 그렇지 않아 임원 보수에 차이를 보인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가 30억 원을 넘었던 SK텔레콤과 CJ제일제당은 올해 9월 말까지 지급된 임원 보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이상 하락했다. 20억원대의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를 기록한 네이버와 엔씨소프트도 50% 이상 감소했다. LG생활건강, SK네트웍스, GS건설, STX조선해양, E1, LG화학, LG상사, 에스원 등도 하락률이 50%가 넘는 하락율을 보였다.반면 10억원 이상의 고액을 등기임원 보수로 지급한 대기업 중 올해 보수가 상승한 곳도 있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등기임원 1인당 평균 보수가 52억100만원이었던 것에서 올 9월 말까지 지급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1.9%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자동차도 올해 9월 말까지 지급된 등기임원 보수가 지난해보다 9.7% 증가했다. 재벌닷컴은 "지난해에 비해 연봉이 급감한 것은 비정상적"이라며 "개인별 보수 공개 기준인 5억원 미만으로 낮추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오진희 기자 valer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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