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오성 “‘친구2’, 깡패영화 아니다”(인터뷰)

[아시아경제 유수경 기자]배우 유오성이 ‘친구2’로 돌아왔다. 무려 12년 만에 만난 속편인 만큼 설렘과 긴장감이 동시에 엄습했을듯했다. 세월이 흘렀음에도 여전한 외모는 관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방부제 외모’ 등 다양한 수식어를 얻으며 변함없는 모습을 인정받았다. 최근 진행된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유오성은 크게 웃으며 “나는 그냥 살아오고 있었다. 성형한 것도 아니다”라고 손을 내저었다. 사실 유오성은 외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이가 드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일부러 세월의 흐름을 거스르려는 생각은 없다. 그저 규칙적인 생활이나 운동으로 건강한 몸을 유지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책도 틈틈이 읽는 편이다. 하지만 남들에게 보이기 위해서 뭔가를 하는 것은 그가 원하는 삶의 방식이 아니다.▲후배 연기 지적? 나와는 거리 먼 일‘친구2’ 제작이 결정됐을 때 어쩌면 곽경택 감독 다음으로 어깨가 무거웠던 것은 유오성이 아니었을까싶다. 전편에 함께 등장했던 장동건은 이미 극중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이제는 그의 숨겨진 아들 김우빈과 호흡을 맞춰야 하기 때문. 실제로 두 사람은 나이 차도 엄청나다. 하지만 유오성은 “내가 그 나이 땐 그렇게 연기를 못했을 것”이라며 김우빈을 치켜세웠다. 사실 그는 함께 연기하는 후배들의 연기에 대해 지적하거나 평가하지 않는다. 그것은 불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극중 준석이 감옥에서 같이 나온 애 있잖아요. 그 친구가 연기를 해보지 않았어요. 그런데 제가 선배라고 해서 가르치거나 혼내거나 하진 않았어요. 본인이 그 배역을 가장 이해하고 고민할 테니까요. 곽감독님이 이야기꾼에 연기를 잘 지도하는 사람이니까 믿고 가는 거죠. 이미 캐스팅이 된 이상 카메라 앞에서는 모두 동등해요. 선배가 이끌어주고 말고 할 문제는 아닌 거 같아요.”유오성은 단호한 목소리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그는 배우들이 작품 속에서 한마음으로 ‘노를 젓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로 노를 젓는데 혹시 누가 좀 쳐진다 하면 제가 더 열심히 하면 되는 거죠. 사실 선배나 후배나 연기 스킬은 대동소이하다고 봐요. 그저 시간이 흐르면서 연륜이 조금씩 쌓이는 것뿐이에요.”▲ ‘친구2’, 단순한 깡패영화 아니다유오성은 극중 준석 또한 시간의 흐름 속에 연마되고 깎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갈 데도 없고, 원하는 사람도 없는 쓸쓸한 삶. 특히 마지막 장면에 등장하는 얼굴은 영락없는 사십대 중반의 얼굴이다. 유오성은 그 장면을 특별히 좋아한다.
‘친구2’는 개봉 전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두 눈 뜨고 못 볼 만큼 지나치게 잔인하고 유해한 장면들이 등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아쉬울 수도 있지만, 유오성은 충분히 이를 수긍했다.“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쳐서 ‘19세 관람불가’가 된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사회생활도 하고 세상살이가 뭔지 그런 경험치가 있는 사람이 보면 어느 정도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영화거든요. ‘친구’는 연민, 인간에 대한 안타까움을 담고 있죠. ‘깡패영화’라고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깡패를 수단화해서 하나의 인간으로서 삶의 방향의 문제를 고민하게 하는 영화에요.”확실히 준석은 ‘친구’에서보다 속편인 ‘친구2’에서 부드러워졌다. 강인한 눈빛과 카리스마는 살아있지만 전작에서의 앞뒤 안 가리는 격렬한 성격은 확연히 바뀌었다. 그 역시 세월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유오성은 기자가 전작에서의 센 대사를 언급하자 크게 웃었다.“당시 한 영화사 대표가 ‘친구’를 보고서 ‘야, 너 임마. 되게 섹시해 보인다’ 하시는 거예요. 뭐가 그렇냐고 되물었더니 남자 배우는 여자 관객이 봤을 때 섹스어필(성적 매력(性的魅力))을 해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마찬가지로 여배우도 남관객이 봤을 때 섹스어필해야 하고요. 그 분 말씀이 제가 마약에 절어서 욕 하는 장면이 엄청 자극적이고 섹시했대요. 하하. 그랬나요?”
▲각자의 삶 반추해보는 영화이길...멋쩍은 미소를 짓던 그는 ‘친구2’를 관람한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반추해보길 바란다고 했다. ‘친구3’가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한 것은 ‘친구2’ 또한 처음부터 계획된 것이 아니었기 때문. ‘친구2’는 그 자체로 하나의 작품인 것이지 다음 얘기로 가기 위한 디딤돌로 만든 영화가 아니라고 설명했다.“‘친구2’는 관객들이 본인들 스스로를 반추해 볼 수 있는 영화에요. ‘친구’를 20대 때 봤던 사람은 이제 서른 살이 넘었을 것이고, 40대였던 분은 50대가 돼 있겠죠. 저도 12년 걸려서 왔는데 동시대로 같이 온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영화적인 현실도 따라오지만 내 삶 또한 지금 어디에 어떻게 와 있지 하고 반추해 볼 때 참 의미가 있을 것 같아요.”유오성 김우빈 주연의 ‘친구2’는 빠른 속도로 250만 관객(28일 오전 기준)을 돌파했다. 이들이 써낼 새로운 역사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좋은 평가를 받는다고 해서 자만할 때는 아니다. 난 그저 내 박자대로 뚜벅뚜벅 걸어갈 뿐”이라고 말하던 유오성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귓가에 울리는듯했다. 앞으로 그가 어떤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돌아올지 궁금하다.유수경 기자 uu84@asiae.co.kr사진=정준영 기자 jjy@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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