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미국에서 북한 문제는 관심 밖으로 사라진 지 오래다."지난주 미국 국무부 초청으로 워싱턴 D.C., 뉴욕을 방문해 만난 정치 전문가, 외교 소식통들의 한결같은 반응이다. 국내외 여건으로 가뜩이나 정신없는 미국이 북한의 떼쓰기를 받아줄 여력이 없다는 말이다.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낸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선임연구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 집권 2기가 끝날 때쯤(2016년 하반기)에야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마저도 실질적 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가 아닌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말 치적쌓기용'이 될 것이라고 차 연구원은 전망했다. 이렇게 불씨가 꺼져가던 북미 관계가 불과 일주일이 채 지나지 않아 분위기 전환의 기회를 맞았다. 24일 이란 핵협상이 타결되면서다. 오바마 케어(건강보험 개혁법)와 더불어 미국 정부의 최대 현안이었던 이란 핵문제가 해결의 길로 접어들면서 이제 시선은 자연스레 북한에 쏠리고 있다. 미국 측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25일 일본 외무성에서 이하라 준이치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만약 북한이 핵폐기 의무를 이행해야 함을 알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더 강한 압박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이날 앞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CNN 방송에 출연해 "이란이 북한과 왜 다르다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핵무기비확산조약(NPT) 가입국이고 핵무기를 만들지 않겠다고 공개적으로 약속해 왔다"며 구체적으로 이유를 제시했다. 언론을 통해 대대적으로 알려진 두 사람의 언급은 북한에 보내는 메시지로 읽힐 수밖에 없다. 한편 핵협상 타결에 따른 제재 완화로 이란은 약 70억달러 규모의 경제 효과를 거둘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치열한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이번 기회를 잡기 바라는 것은 지나친 기대일까.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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