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코스피가 2거래일 연속 오르긴 했지만 강한 상승세는 타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엔화가 다시 증시의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26일 전문가들은 중기적으로 횡보 국면이 진행되는 가운데 다시 부각되고 있는 엔화 트라우마는 지수 상승 속도를 제한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용석 현대증권 애널리스트= 전일 증시의 전강 후약, 주도적인 매수주체 부재, 수출주의 상대적 약세 등이 엔화 약세의 추세 및 속도와 관련이 깊다는 점에서 엔화 약세 트라우마가 재현되고 있음이 확인됐다. 최근 증시의 상대적 약세의 일차적인 원인은 통화정책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선진국 증시와 그렇지 못한 이머징 증시간의 차이 때문이지만 다음으로는 제2라운드에 진입하고 있는 엔·달러 환율 상승과 원·100엔 환율 하락이라는 엔화 약세의 트라우마 재현 우려 때문이다. 7월 이후 달러당 98엔을 중심으로 등락하던 엔·달러 환율이 재차 상승하기 시작한 시점, 원·100엔 환율이 직전 저점을 하회하기 시작한 시점, 외국인이 순매수에서 중립 또는 차익실현으로 선회한 시점, 일본 증시 대비 한국 증시의 상대 강도가 재차 약화되기 시작한 시점 그리고 수출주를 대표하는 현대차와 내수주를 대표하는 한국전력의 주가 행보가 엇갈린 시점이 모두 11월부터라는 점은 우연이 아니다. 따라서 코스피는 글로벌 매크로 방향성을 따라 지속적으로 우상향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증시 트라우마가 될 수 있는 엔화 약세의 2라운드 진행은 지수 상승 속도, 특히 수출주 상승 속도를 제한하는 반면 내수주의 상대적 선호도를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정인지 동양증권 애널리스트= 전일 코스피가 상승하긴 했지만 묘비형 캔들을 형성했고 20일 이평선이 여전히 하락 중으로 아직은 안심하기 어려운 모습이다. 중기적으로 횡보 국면이 진행될 것이고 그 모습에 따라 장기 상승 추세 형성 시점을 타진할 수 있을 듯하다. 만약 단기간에 전고점인 2063포인트 수준까지 도달하고 다시 조정을 받는 과정에서 20일 이평선이 지지대로 확인된다면 조만간 장기 상승 추세가 형성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단기적으로 탄력이 둔화되거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인다면 1950선 수준까지 조정 가능성을 열어두되 이 가격대에서는 적극 매수할 수 있다. 대부분 주요 업종지수들은 60일 이평선 부근에서 반등 중이나 이전 고점대의 저항이 강한 상황이다. 본격적인 상승 국면으로 진행되기 위해 횡보를 통한 에너지 충전 과정이 필요하다. ◆정승재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여전히 양적완화(QE) 축소 시기와 관련해 미국 연방준비제도 연사들의 발언에 시장이 일희일비하는 흐름이나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시기는 내년 1~2분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QE 축소 우려 탓에 당분간 지수가 꺾인다고 볼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연말 연초 랠리와 관련해 글로벌 시장 전반에 모멘텀이 될 수 있는 이벤트로는 이번 주 29일 블랙프라이데이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미국 연말 소비 시즌이다. 예년에 비해 기간이 다소 짧긴 하나 소비는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여름 벤 버냉키 연준 의장이 QE 축소 가능성을 공식화한 후 미국의 소비심리는 내림세를 보여 왔는데 이번 주 발표될 11월 소비심리 관련 지표는 전월에 비해 소폭 반등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내년까지 볼 때 지수의 추세적 상승을 위한 전제로 이익 전망 개선이 필요하다. 코스피 12개월 예상 주당순이익(EPS)의 3개월 전 대비 증감률로 본 이익 모멘텀은 최근 플러스와 마이너스 권을 맴돌고 있다. 경험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플러스 구간에 있을 때 주가도 추세적으로 올랐다. 이익 모멘텀 개선에 목마를 수 있는 상황인데 그래도 긍정적인 쪽에 무게를 둘 수 있는 것은 이익 모멘텀의 선행 지표 격인 BSI 마진 전망(제품생산가격전망-원자재구입가격전망)이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수급과 관련해 변화가 감지되는 곳은 기관이다. 지난주 2000선 상회 시에도 투신권은 순매수했다. 그간 2000선 위에서 순매도 경향을 보여 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2000선 안착을 위한 공방전이 이어질 수 있겠지만 긴 안목에서는 1900선 후반 지수대부터 하락 시마다 분할 매수 관점에서 경기민감주 위주의 시장 접근법이 유효하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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