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롯데마트가 연말을 맞아 올 한 해 유통키워드를 'D(Drop), O(Outflow), W(Weather), N(New try)'으로 선정했다.'D'는 풍년으로 인한 농산물 가격 폭락, 갑(甲)의 위치 변화 등 하락(Drop)을, 'O'는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한 먹거리 트렌드 변화(Outflow), 'W'는 이상 기후로 인한 변화(Weather), 'N'은 새로운 시도로 돌파구 마련(New try) 등으로 이 4가지를 이니셜로 표현한 것이다.◆Drop(하락)-풍년에 농산물 가격 폭락, 갑(甲)의 위치 변화=올해는 37년 만의 대풍(大豊)으로 가을철 주요 신선식품의 가격이 전년보다 큰 폭으로 하락했다. 김장철을 맞아 배추, 무, 양파 등 겨울 대표 채소 품목들의 이달 초 도매가격은 지난해보다 최대 50% 가까이 하락하기도 했다.또한 올 상반기 '라면 상무', '대리점 사장 욕설파문' 등 갑을 관계가 핫 이슈로 떠오르면서 다수 기업들이 협력사와의 관계에 대한 재조명을 하는 등 갑을 문화 재정립을 위한 노력과 자성이 이어졌다.롯데마트의 경우 일부 남아있던 수기 계약서의 갑을 대상을 바꿔 표기하고, 상담 시에는 MD(상품기획자)들이 협력업체 영업사원보다 5분 먼저 도착해 대기하는 등 '갑을 문화 타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Outflow (유출) -일본 방사능 오염수 유출로 인한 먹거리 트렌드 변화=지난 7월 말, 도쿄전력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바다로 유출됐다는 것을 처음 인정한 후로 국내에는 일본발 방사능 유출 공포가 식탁 지형도를 바꿨다. 실제 지난 8월 롯데마트 수산물 매출은 13.2% 줄었고, 8~10월 매출도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16.5%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등어는 -37.1%, 갈치 -25.5% 등 국내산이 대부분인 어종은 큰 폭으로 매출이 줄어든 반면, 연어 매출은 94.4% 늘고 랍스터가 국민 먹거리로 등장하는 등 원거리 수입 수산물이 인기를 끌었다.수산물 수요가 축산물로 옮겨가는 트렌드가 생겨 지난 10월 소고기 매출은 38.6%, 닭고기 20.8%, 계란 15.6%, 돼지고기 3.9% 등 전반적으로 축산물은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Weather(날씨)-이상 기후로 인한 소비 트렌드=올해 모처럼 태풍이 없었고, 마른 장마, 반쪽 장마 등 이상 기후는 올해도 여전했다. 4월 중순까지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며 백화점의 4월 매출이 전년 대비 1.9% 감소했고, 패션 매출 저하로 전월 대비로는 11.2% 감소했다.반면, 빨리 찾아온 여름 더위로 롯데마트의 5월 여름 상품 매출은 수박이 40.1%, 에어컨이 129.6% 신장하는 등 여름 상품 수요가 일찍 발생하기도 했다. 6월부터 7월 중순까지는 폭우성 호우가 잦아 모기 유충이 사라져 롯데마트에서의 모기 살충제 매출(6/1~7/29)은 59.2% 줄고, 모기장 판매도 62.7% 감소했다.늦더위가 지속된 9월에는 오히려 모기 살충제가 15.4%, 모기채 판매가 41.6% 늘어나는 등 가을 모기에 시달리기도 했다.이상기후로 수박, 복숭아, 딸기 등 대표 과일의 출하시기가 빨라져 유통업체에서는 지난해보다 2~3주 가량 앞당겨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New try(새로운 시도)-새로운 시도로 돌파구 마련=의무 휴업 영향 등으로 국내 영업 환경이 악화돼 유통업체들은 저마다 새로운 시도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는 등 분주했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빅마켓은 올해 6월 그간 회원제 할인점의 공식처럼 여겨지던 1카드, 1년제 회원기간을 다(多)카드, 3년제로 늘렸다.또 유통업계 최초의 다자녀 가구 지원책인 '다둥이클럽' 출범, '욕실 양변기 교체 서비스', '스쿠터 판매' 등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내놨다. 이 밖에 이동통신재판매(MVNO)사업 진출, 상품공급점 등 각 유통업체마다 어려워진 영업 환경에 발 빠르게 대응했던 한 해였다.남창희 롯데마트 마케팅부문장은 "올해 유통업계는 예년과는 다른 소비 트렌드와 경영 환경 때문에 실로 치열했던 한해"라며, "DㆍOㆍWㆍN으로 한 해를 정리하는 만큼 올해로서 경기가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는 위축된 소비 심리가 다시 살아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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