꺼진 불도 다시 보자...양적완화 축소 우려 다시 불씨

[아시아경제 뉴욕=김근철 특파원] 미국 금융시장에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었다. 지난주 재닛 옐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FRB) 차기 의장 지명자에 대한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를 계기로 “한동안 양적완화 축소 결정에 대한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기류가 강했다. 그러나 14일(현지시간) 연준 내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영향력을 지닌 관계자들이 잇따라 양적완화 축소 결정 임박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자 시장은 어리둥절한 반응이다. 꺼진 불도 다시 봐야한다는 신중론이 다시 고개를 드는 분위기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매달 850억달러(90조원)에 달하는 연준의 자산매입 프로그램(3차 양적완화)은 이제 끝낼 시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필라델피아 위험관리협회 연설을 통해 “미국 경제가 2014년에 3%가 넘는 성장률을 보이고 실업률도 내년 말이면 6.25%까지 떨어질 것”이라면서 이같이 주장했다. 경제가 양호한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양적완화의 실효성이 없고, 연준의 신뢰성도 떨어뜨린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는 연준이 언제 양적완화 정책을 종료할지에 대해서도 이제 시장에 알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연준 내에서 매파로 분류되는 플로서 총재는 내년부터 통화정책을 최종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투표권을 갖는다. 연준 내부에서 그의 매파적 발언과 투표권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한편 연준 내 대표적인 비둘기파이면서 강력한 발언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윌리엄 더들리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도 이날 양적완화 축소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뉴욕 퀸즈칼리지에서의 강연에 앞서 배포한 사전 연설문을 통해 “미국 경제가 회복하고 성장할 것이란 낙관론이 커졌다”고 밝혔다. 더들리 총재는 “최근 발표된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10월 고용지표가 함께 호조를 보였다”면서 “내가 미국 경제에 대해 더 희망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글로벌 경제 성장 속도가 일부 회복될 것이고 2015년에는 더 빨라질 것” 이란 전망도 덧붙였다. 벤 버냉키 의장을 비롯, 재닛 옐런 지명자와 같은 연준 내 비둘기파 인사들은 경제 회복을 아직 확신할 수 없기 때문에 양적완화를 비롯한 강력한 경기부양 정책을 계속 수행해야한다는 주장을 전개해왔다. 시장과 투자자들은 더들리 총재가 경제 회복에 대해 강하게 낙관할수록 그만큼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는 시기는 빨라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이들 두 연방은행 총재의 발언은 이날 뉴욕 주가를 비롯, 뉴욕상업거래소에서의 금값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뉴욕=김근철 특파원 kckim100@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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