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애플을 사업 대 예술, 현실주의 대 이상주의, 실행(Do) 대 꿈(Dream)으로 비교
[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 팬들의 종교적 숭배를 이겨낸 비결은 ‘기업가정신(주의)’이었다.”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1위 자리에 오르기까지에는 과감한 목표를 설정하고 대담하게 실행하는 ‘기업가 정신’이 있었다고 데이비드 은 삼성전자 오픈이노베이션센터 수석 부사장(45·한국명 은상혁)이 진단했다.은 부사장은 13일 경제전문지 비즈니스인사이더가 주최한 ‘이그니션’ 콘퍼런스에서 “애플 ‘열혈 팬’들의 충성도와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은 가운데서도 삼성전자가 큰 성공을 일궜다”면서 “이는 삼성전자의 성공스토리에 큰 목표를 세우고 과감하게 실행해 나가는 기업가적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애플과 삼성의 비교를 ‘예술 대(對) 사업’, ‘이상주의 대 현실주의’, ‘꿈(dream) 대 실행(do)’의 대결로 설명한 것이다.그는 “7년 전에는 애플의 아이폰도, 삼성의 갤럭시도 없었고 오로지 노키아와 모토로라만 있었다”면서 “삼성의 리더들은 기업가적 마인드로 자신을 정의해 떠오른 이들이며, 기업가적 아이디어와 추진력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그 결과 삼성은 지금 애플을 비롯해 세계의 어느 가전회사보다도 많은 TV와 휴대폰을 판매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 각국에 걸쳐 27만명에 이르는 거대한 조직이 이룬 성과라고 은 부사장은 설명했다.삼성과 애플은 세계 스마트 디바이스 시장을 독점하면서 모바일 분야에서 수익을 내는 ‘유이’한 존재가 됐다. 단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강자였던 노키아·모토로라·HTC·블랙베리 등은 크게 위축됐다. 그러나 제품과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삼성과 애플의 전략은 완전히 다르다. 애플이 컴퓨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제조에서 쌓은 역량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주도권을 잡은 반면, 삼성전자는 오랫동안 휴대폰 분야에서 쌓은 기술 노하우와 핵심부품의 수직계열화를 앞세우고 부족한 소프트웨어 부문을 구글과의 제휴로 해결해 안드로이드 진영의 선두주자가 됐다. 애플은 스티브 잡스란 걸출한 인물로 인해 세계 정보기술(IT) 산업계의 혁신의 아이콘으로 불리면서 특유의 ‘팬보이’ 문화를 형성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의 대화면·고성능화 경향을 선도하며 ‘패블릿’ 같은 새로운 제품군을 만드는 등 독자적 혁신의 영역을 구축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개최한 애널리스트데이에서 소프트웨어와 융합 부문 투자를 대폭 늘려 애플을 완전히 누르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하지만 은 부사장의 발언에 대한 냉소적 반응도 나왔다. 미 IT전문지 씨넷은 삼성과 애플이 줄다리기를 이어가는 캘리포니아 법원 특허소송전을 언급하며 “애플은 혁신을 꿈꾸고 삼성은 기업가정신을 가졌다는 비교는 그야말로 도식적”이라고 지적했다. 김영식 기자 grad@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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