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증시]'흔들리는 건 마음일 뿐'

[아시아경제 김유리 기자]지난주 코스피는 심리선으로 불리는 20일선을 하향이탈한 이후 약세를 이어갔다. 이와 함께 외국인이 45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이후 연일 매도세를 기록하며 수급 면에서 부담을 가중시켰다. 11일 시장 전문가들은 이처럼 시장과 수급상황이 변화한 데는 미국·중국·유럽(G3)의 주요 이벤트를 앞두고 투자심리가 흔들렸던 점이 크게 작용했다고 진단했다. 국내기업들의 올해 3·4분기 실적부진도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를 자극했던 부분으로 진단됐다. 그러나 심리가 아닌 펀더멘털 모멘텀은 탄탄해 주도주들의 반등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애널리스트= 지난달 말부터 불안심리를 자극해왔던 심리와 실물지표 간의 괴리는 축소될 조짐이다. 이러한 눈높이 축소는 경제지표 서프라이즈 인덱스의 반등에서도 감지된다. 외국인 매도는 비차익 매도세가 대부분임을 감안할 때 차익실현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외국인은 업종·종목별 대응력을 강화해가는 모습으로, 매매패턴의 변화지 추세적인 매도세로의 전환은 아니라는 판단이다.특히 주도 업종들이 수급선, 펀더멘털 선이라 할 수 있는 60일선, 120일선 전후에서 분위기 반전을 모색하는 중이다. 지난 주말 미국증시의 급락에도 불구하고 화학, 조선, 자동차 업종 등의 선전으로 1980선에서 낙폭축소 시도를 강화했다. 최근 전기전자 업종이 부진함에 따라 지수의 조정양상은 좀 더 이어질 수 있지만, 주도주의 분위기 반전 가능성은 코스피의 하방경직성 강화에 힘을 실어주는 부분이다.심리적, 수급적 부담에 의한 조정양상임을 감안할 때 60일선(1980선) 전후에서의 주식 비중확대는 유효하다고 본다. 주도주들의 분위기 반전 조짐이 감지되고 있음을 감안할 때 소재, 산업재, 금융 업종 중심의 전략적인 대응에 집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김주형 동양증권 투자전략팀장= 10월 말 이후 코스피 조정의 원인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 외국인투자가의 변심(?), 원화 강세와 3분기 국내 기업 어닝쇼크 등이다. 코스피 하락 전환과 외국인 매매 변화가 시작된 시점을 볼 때, 연준의 통화정책기조와 글로벌 유동성 변화에 대한 우려가 가장 큰 부담 요인으로 판단된다.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의 서프라이즈가 연준의 통화정책기조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미국 경제는 장기간에 걸친 완만한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다. 연방 정부의 정상화와 부채한도 증액 협상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양적완화 감축을 서두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유럽중앙은행(ECB)의 전격적인 기준금리 인하는 당분간 통화정책기조가 수용적 상태를 유지할 것과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한다. 유럽의 실물경제지표들이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다는 점에서 기준금리 인하조치를 부정적인 경기판단에 대한 우려로 확대 해석할 필요는 없다.현재 경기는 글로벌 구매관리자지수(PMI) 기준으로 경기상승 강화국면에 있으며 미 연준은 통화완화 스탠스를 유지 중이다. 이 국면에서는 선진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 기록할 것이다. 경기판단을 경기부진완화 수준으로 하향조정해 연준이 통화완화기조를 유지하거나, 경기상승이 보다 강화됨과 동시에 연준이 긴축 스탠스로 전환하는 두 경우 모두 신흥국 증시와 선진국 증시가 수익률 상위에 있을 것이다. 점진적인 글로벌 경기 회복세와 신중하고 수용적인 통화정책기조 유지가 전망된다. 글로벌 경기와 통화정책에 대한 실현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에서 최선의 선택은 주식이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다시 한 번 균형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테이퍼링(단계적 양적완화 축소) 트라우마에 지나치게 휘둘릴 필요는 없다. 생각보다는 달러 약세다. 일시적인 흔들림은 있겠지만 지속 우상향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테이퍼링은 내년 3월에 시작한다는 의견이 아직은 우세하다. 블룸버그 통신이 지난 8일 고용지표 발표 후 32명의 이코노미스트에게 긴급 설문한 결과 14명은 내년 3월, 9명이 내년 1월이라고 대답했고 5명이 12월이라고 대답했다. 4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도 4명 있었다. 고용지표가 서프라이즈로 발표됐지만 아직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남아있어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보인다.문제는 한국이 현재 벌어지고 있는 글로벌 통화완화와 디플레이션 타개 노력에서 소외되지 않으려면,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특히 유럽 각국의 적극적인 통화완화와 더불어 연준의 달러 약세 기조까지 예상보다 길어진다면 한국으로서는 추가적인 원화 강세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그러나 원화 강세는 내수 침체에도 불구하고 실질금리 플러스가 지속 강화되는 지금의 한국에게는 매우 고통스러운 환경이다. 때문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거나, 원화 약세 유도를 위한 적극적인 대응책이 마련되거나,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을 허용해 실질금리를 낮추는 적극적인 내수부양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본다.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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