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어려우면 교육株 웃는다고? '모르는 소리'

[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지나간 수능시험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내년 수능이나 3월 모의고사가 영향이 있다면 더 있겠죠."'수능난이도가 올라가면 교육업종은 웃는다'는 증권가 속설에 대해 교육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고개를 가로젓는다. 수능시험이 치러지는 11월만 되면 나오는 얘기지만, 상장된 교육업종의 특징상, 또 변하고 있는 입시제도의 동향을 감안하면 틀린 말이란 얘기다.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있었던 지난 7일 교육주들은 동반 하락세로 장을 마쳤다. 교육대장주 메가스터디는 1.89% 밀린 7만2600원에, 디지털대성은 0.32% 밀린 3110원에 각각 장을 마쳤다. 수능시험과는 거리가 멀지만 교육주에 포함된 비상교육(-2.68%), 대교(-2.09%), 웅진씽크빅(-0.5%)도 약세로 장을 마쳤다. 이를 놓고 일부 교육 종목게시판에는 "수능 체감 난이도가 어려웠기 때문에 교육주는 반등할 수도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의견은 달랐다. 손주리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나간 수능보다 다가올 수능의 난이도나 입시제도의 동향이 상장된 교육업종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면서 "연관성을 따진다면 2015년 수능 난이도 가이던스나 3월 모의고사 난이도가 관련이 더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가는 과거가 아닌 미래를 선반영한다는 증시격언에 주목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물론 단기적인 투자심리가 올해 수능난이도가 어려웠다는 이야기에 흔들릴 수 있지만 그런 투심은 예측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수능시험과 EBS의 높은 연계율도 교육주와 수능시험 간 연결고리를 약하게 하는 요인이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평가원)은 올해 수능에서도 EBS와의 연계율을 지난해처럼 70%로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지난 3년간 수험생들의 학업 부담 및 사교육비 경감을 위해 'EBS 연계율 70%'를 수능 출제 원칙으로 삼아왔다. 한 증권사 교육담당 연구원은 "고3 입장에서 EBS에서 70%가 나온다는데 학원을 가겠나? EBS를 보는 수험생이 대부분일 것"이라고 전했다. 대부분의 대입관련 사교육 기업이 '비상장' 기업인 점을 감안하면 증시와 수능시험의 난이도의 연결고리를 찾기가 더 어렵다는 주장도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학부모들이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위해 쓴 사교육비 규모는 총 19조395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에프앤가이드가 조사한 상장된 교육업종의 전체 시가총액은 2조원대에 머무는 수준이다. 김미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대부분의 사교육 관련기업이 비상장업체라 '교육주'라는 말 자체가 아직 성립되기 어렵다"면서 "메가스터디와 디지털대성 두 종목을 합한 시가총액이 3000억원이 안 되는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수능난이도와 교육주의 연결고리를 찾는 것은 더더욱 무리라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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