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커머스 3사, 삼성동의 '으르렁'
올초부터 비슷한 마케팅 경쟁…정보 유출될라 밥먹다가도 서로 눈치살피며 "쉿"
[아시아경제 이정민 기자] 소셜커머스 3사(티몬·쿠팡·위메프)의 적과의 동침이 시작됐다. 사옥이 모두 서울 삼성역 부근에 위치하면서 활동반경이 겹치게 된 것. 자칫 내부정보가 새어 나갈 수 있다는 우려에 점심시간에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6일 위메프 관계자는 "직원들과 점심을 먹고 나오는데 다른 테이블에 타사 직원들이 있어서 뜨끔했던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즐거워야 할 점심시간마저 주변의 눈치를 살피게 된 것. 직원들의 이 같은 행동은 티몬이 근처로 이사 오면서 시작됐다. 잠실 루터회관에 있던 티몬은 지난 9월 대치동 동일타워로 사옥을 옮겼다. 위메프 사옥인 미래에셋타워와는 걸어서 5분 거리다. 티몬도 위메프가 껄끄럽긴 마찬가지다. 지역 특성상 식당이 적어 점심시간이나 저녁 회식자리에서 마주치기 십상이다. 티몬 관계자는 "점심 때 식당에 들어서면 주황색 목걸이(티몬 사원증) 반, 빨간색 목걸이(위메프 사원증) 반"이라며 "마주치는 정도가 아니라 같이 살고 있는 정도"라고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400m 거리에 있는 티몬과 위메프를 '이웃사촌'이라고 한다면 쿠팡은 이들과 1㎞ 정도 떨어진 '이웃'이다. 역삼동에 있던 쿠팡은 지난달 삼성동 경암빌딩으로 이사 오면서 삼성동 식구가 됐다. 쿠팡은 구내식당이 있어서 경쟁사들과 그나마 마주칠 일이 적다. 그러나 저녁 회식자리 같은 경우엔 다를 바 없다. 쿠팡 관계자는 "회식장소로 갈 만한 곳이 한정적이어서 마주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국내 소셜커머스 시장은 도입된 지 3년 만인 올해 시장규모가 500억원에서 4조원으로 급성장했다. 3사는 올 초부터 사사건건 맞붙고 있다. 지난 5월 쿠팡이 영상광고를 집행하자 티몬과 위메프도 줄줄이 광고를 제작했다. 한쪽이 최저가보상제를 내놓으면 나머지 업체들도 비슷한 마케팅을 경쟁적으로 내놨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회계 감사 자료를 제출하는 티몬은 지난달 순매출 1000억원을 달성하면서 시장을 이끌고 있다고 주장한다. 쿠팡은 자신들도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말하지만 근거 자료를 공개하지는 않고 있다. 위메프도 정확한 매출액을 공개하지 않기는 마찬가지. 그러면서 3사 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삼성동에 모이면서 마케팅 경쟁에 '보안유지'는 필수가 됐다. 직원들이 회식자리에서 나누는 대화가 경쟁사엔 고급정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3사는 정보누출을 막기 위해 보안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내달 위메프가 사옥을 옮기지만 지금 자리에서 길 건너편으로 가는 것이어서 3사의 불편한 공생관계는 이어질 예정이다.이정민 기자 ljm101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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