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단상]'1등과 꼴찌' 사이에 해답이 있다

정명진 코스모진 여행사 대표

얼마 전 관광가이드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수능과도 같은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이 진행됐다. 최근 몇년 사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관광통역안내사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면서 시험 응시율도 역대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1000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정상적으로 수용하기에는 그 수가 턱없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관광산업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관광 전문인력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는 방한 외국인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들 덕분에 항상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만 해도 중국어권에서 방문한 관광객은 약 380만여명임에도 실제로, 현장에 나가보면 중국어 가이드의 경우 공인 관광통역안내사보다 무자격 가이드가 더 많이 눈에 띄기도 한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에 가장 높은 응시율과 합격자 배출을 하고 있는 언어권이 중국어라는 사실이다. 2012년 하반기에는 전체 합격자의 42%가 중국어부문에서 나왔으며 해당 어권 응시율 역시 66%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한층 더 자세하게 살펴보면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의 합격률은 다른 국가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20% 이하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중국 관광통역사들에 대한 높은 관심과 수요, 그리고 일할 수 있는 환경적 요건은 이미 구축되어 있지만 한국을 제대로 알리고 그들을 케어할 수 있는 능력있는 관광인재들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들이 체계화된 교육을 받고 시험에 응시하여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의 합격률이 올라가게 될 경우 현재 절대부족 현상을 겪고 있는 중국어 가이드 인력 부족현상에 대해 굉장히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 꼴찌 합격률의 원인에는 조선족 지원자들의 영향이 크다. 이들은 한국어와 중국어를 모두 유창하게 구사하고 중국인 관광객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강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문화나 법규에 익숙하지 않아 관광개론, 법규, 국사 등으로 이루어진 기존 시험형태에 여전히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중국어 관광통역안내사에 지원하는 대부분의 조선족들은 가이드를 경험한 적이 있어 자격증 취득 후 바로 실무투입이 가능하다. 때문에 한편으로는 조선족들에게 그들의 특장점을 살려주면서 관광에 필요한 기본적인 지식과 예절을 시험해볼 수 있는,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관광통역안내사 시험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중국은 그 무한한 잠재 성장가능성을 고려해볼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는 국가 중 하나이다. 세계경제가 홍역을 앓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자국민의 해외여행을 장려하는 유일한 나리이기도 하다. 올해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내내 중국 관광객은 명동을, 강남을, 제주를 누볐다. 우리나라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관광국가로서 한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중국인들과 최전방 현장에서 직접 마주하고 응대하는 양질의 관광통역안내사를 키워내는 것이 우리가 풀어내야할 최우선 과제일지도 모르겠다. 중국 국경절 연휴기간 내내 우리나라 곳곳에는 '歡迎光臨(환영합니다. 어서오세요)'라는 문구가 걸려 있었다. 쏟아지는 중국 관광객을 진정으로 '환영'하는 서비스는 그들을 핸들링할 무자격 가이드가 아닌 관광통역안내사다. 시간을 소모하는 이는 기회를 소모한다는 중국 속담이 있다. 기존의 것에 얽매이지 말고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가장 빨리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 실행하는 것이 우리에게 더 많은 기회를 가져다 준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정명진 코스모진 여행사 대표<ⓒ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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