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준기자
기존 그레이 이글의 설계변경을 통해 성능을 개량한 개량형 그레이 이글(IGE) 무인기
미국의 무인항공기시스템(UAS) 제작업체인 제너럴 어토믹스의 계열사인 제너럴 어토믹스 항공 시스템스(GA-ASI)가 최근 비행시험에서 ‘개량 그레이 이글(IGE)’ 무인기가 연속으로 45.3시간 비행의 대기록을 세웠다.그레이 이글은 유명한 ‘프레데터’ 무인기의 파생형으로 미 육군은 현재 75대를 운용하고 있다.45.3시간이라면 거의 이틀이다. 전투기라면 공중급유를 받아야만 비행할 수 있는 시간이지만 IGE는 재급유 없이 이런 대기록을 달성했다. IGE를 조종하는 파일럿이 육체의 한계에 도달하면 조종사만 교체하면 거의 이틀간은 IGE가 비행하며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비행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오랫동안 작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하는 만큼 무인기 체공 시간에서 새로운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9일 디펜스뉴스 등 미국 주요 방산 매체 보도에 따르면, IGE의 체공 실증시험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버너디노 카운티 아델란토시의 GA-ASI 엘 미라지 항공기 운항 시설에서 이뤄졌다. 시험기는 지난 6시50분 이륙해 45.3시간 뒤인 13일 오후 4시16분에 착륙했다.비행 중 시험기는 감시, 정찰, 표적획득 등의 임무도 수행했다.이처럼 장기 체공이 가능했던 것은 기존 MQ-1 ‘그레이 이글’의 개량을 통해 엔진 성능을 높이고 연료 탑재량을 늘린 덕분이다.그레이 이글은 길이 8~9m, 날개 너비 17m, 높이 2.1m에 틸러트 센추리언 165마력 엔진을 탑재했다. 최대 이륙중량은 3600파운드(1633㎏), 최대 속도는 시속 280㎞, 최장 체공시간은 30시간이었다. 일설에는 25시간이라는 주장도 있다.무장은 하드포인트에 4곳에 AGM 114 헬파이어 미사일 4발을 장착하거나 AIM-92스팅어 미사일을 4발 혹은 GBU44/B 바이퍼 폭탄 4발을 탑재했다.미국 무인기 생산업체 제너럴 어토믹스의 무인기 그레이 이글
IGE는 1845년 설립된 유서 깊은 엔진 생산업체인 라이커밍사 델-120 엔진이 뿜어내는 250마력의 힘 덕분에 최대 이륙중량을 4200파운드로 늘렸다. 동체 하부 500파운드급 무기를 탑재하는 하드 포인트에 450파운드 외부 연료통을 장착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동체를 길게 연하는 설계를 통해 850파운드의 연료를 내부에 적재할 수 있도록 했다.전문가가 아니고서는 그레이 이글과 IGE를 구분하는 것은 어렵다. 그레이 이글의 연료 탑재량이 575파운드(261㎏)였던 점을 감안하면 외부 연료통을 제외하고도 약 48%의 연료 탑재량이 늘어났다. 그만큼 항속거리도 증가한 것이다.프랭크 W. 페이스 GA-ASI 에어크그래프트 시스템스 부문 사장은 “자체 감시능력을 확대하고 더 먼 거리로 정보를 스스로 전송할 능력을 확대함로써 병사들의 생명 구조를 위한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엔진의 마력과 연료 탑재량이 늘면서 자체 화물 탑재량도 증가했다. 그레이 이글은 탑재량이 400파운드였지만 IGE는 540파운드다. 이는 작으면 작다고 할 수 있지만 각종 전자 시스템 장착을 위한 충분한 여유 공간을 제공해 개량 이글의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바탕이 되고 있다.한편, 제너럴 어토믹스는 지난 23일 그레이 이글의 발사 및 착륙 2만번 대기록도 달성했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