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의원, 자동발매기 설치하고도 인력은 그대로…기차 안 서는 매출 0원인 역에서도 9명 근무
[아시아경제 이영철 기자] 15조원에 이르는 빚에 시달리는 코레일이 재무개선을 위해서 추진했던 인력효율화사업이 유명무실한 것으로 드러났다.2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정우택 새누리당 의원(청주 상당)이 한국철도공사(코레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자료에 따르면 코레일은 2011년부터 올까지 약 24억원을 들여 359대의 자동발매기를 사서 설치했다. 인력효율화를 위해서였다.코레일은 또 지난해 117개 매표창구를 줄일 계획으로 1차로 동대구역 등 33개 역의 38개 매표창구를 없앤 뒤 114명의 인력효율화를 추진했다. 창구당 3명의 인력을 다른 곳으로 배치하겠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감사원이 코레일에 통지한 처분요구서(2013년 5월)에 따르면 1차 매표창구 효율화 대상인력 중 신설역 등에 돌려 배치된 사람은 32명에 그쳤다. 나머지는 매표창구가 없어진 역에서 그대로 근무하면서 자동발매기 안내 등의 단순업무를 맡았다.대전역의 경우 자동발매기 안내담당이 3명이었고 정읍역, 전주역, 순천역, 해운대역 등도 자동발매기 안내담당이 각 3명씩 배치됐다.전국 33개 역 매표창구 효율화 대상 114명 중 이렇게 자동발매기 등 안내업무를 맡는 인원이 82명이나 됐다. 코레일은 2007~2011년 정부로부터 해마다 1000억원씩 5000억 원의 철도시설자동화사업비를 받아 인력효율화를 꾀했다.코레일의 철도시설자동화사업 중 하나인 ‘지선구간 운전취급거점화사업’은 역별로 분산돼 운영 중인 운전취급업무를 가까운 역으로 합치고 신호설비자동화 등으로 인력운영을 효율화하자는 이유였다. 2007~2011년 중 87억원을 들여 1개 역이 3~4개 역을 제어할 수 있게 자동화설비가 설치됐다. 하지만 경북 무릉역의 경우 자동화설비를 설치하고도 이전과 같은 9명이 그대로 고정근무하고 있었다.무릉역은 화물역이지만 화물이 하루에 한 번도 발차하지 않고 매출액도 없다. 연간 화물도착만 337회, 하루평균 한 번도 열차가 안 서는 역이다.호남선 흑석리역의 경우 1년간 발차는 한 차례도 없고 화물처리에 따른 수익이 전혀 없이 화물도착만 444회(하루 1.2회꼴 운행) 하는데도 오히려 거점화사업 전에 7명에서 9명으로 인원이 늘었다.충북선의 도안역도 출발열차는 하나도 없고 화물차가 1년에 198회(하루 0.54회 운행) 도착하는데 5명이나 근무를 하고 있다.이런 식으로 거점화대상 35개 역에서 평균 5.7명이 여전히 고정근무하고 있어 거점화 전의 고정근무인력 6.4명(35개 역 기준)과 비교해볼 때 인력감축 등 실질적 인력효율화 효과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이다. 한편 감사원의 처분요구서에 따르면 전국에 하루평균 이용객이 100명 이하인 여객역은 47곳에 이른다. 47개 여객역의 연간 평균수입은 7500만원에 머문데 역당 평균 5.8명이 고정근무하고 있었다. 채산성이 떨어지는 역에 대한 정비가 필요한 실정이다.정우택 의원은 “이런 눈 가리고 아웅식의 보여주기 식이 아니라 실제 인력감축으로 이어지는 인력효율화사업이 이뤄져야 인건비 등 실질적인 비용절감 효과가 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영철 기자 panpanyz@<ⓒ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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