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부 판결 줄줄이 남아 반쪽짜리 그쳐...학생인권옹호관은 6개월째 공석
[아시아경제 김지은 기자]서울학생인권조례가 '반쪽짜리' 조례안에 머물고 있다. 작년 1월 공표됐지만 사법부의 잇단 판결만을 기다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학생인권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6개월째 공석인 상태다. 이를 둘러싼 학교 현장의 혼란은 앞으로 더 이어질 전망이다. 서울시의회는 2011년 12월 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을 의결했지만 곽노현 전 교육감의 구속으로 권한대행을 맡던 이대영 서울시부교육감은 이듬해 1월 시의회에 조례안 재의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2심에서 벌금형을 선고 받고 석방돼 같은 달 복귀한 곽 전 교육감은 재의요구를 철회했다. 그러자 이주호 전 교육부 장관이 다시 재의를 요구했으나 서울시교육청은 이를 거부하고 같은 달 학생인권조례를 공포했다. 이에 교육부는 지난해 1월 말 대법원에 조례무효확인소송 청구 및 집행정지 결정을, 두달 후인 지난해 3월에는 '장관 권한이 침해당했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각각 제기했다.이에 대해 지난 26일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권한쟁의 심판청구를 기각 결정해 일단 곽 전교육감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이걸로 끝난 게 아니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인 조례무효확인 소송이 또 기다리고 있다. 이에 따라 헌재의 판결에도 불구하고 대법원 판단이 나오기 전까지 학생인권조례는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제대로 효력을 발휘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교육청에서 학생인권 관련 실태조사와 정책연구, 인권교육 등의 업무를 담당하며 학생인권센터의 센터장을 맡는 학생인권옹호관도 6개월째 공석인 상태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7월 본회의에서 '학생인권옹호관 운영 조례안'을 의결했지만 이 조례에 대해서도 문 교육감이 지난 3월 공포를 거부하고 대법원에 제소한 상태다. 서울시교육청 학교생활교육과 인권교육센터의 조백기 사무관은 "법률적인 문제와 상관없이 서울시교육청은 학생인권센터를 운영하며 학생인원 침해 상담도 하고 인권교육도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학교 현장에서는 이미 학생인권조례가 사실상 힘을 잃은 것으로 보고 있다. 조영선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인권국장은 "학교 현장에서 학생인권침해 사안들이 발생하는데도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는 사례가 많다"며 "실제로 학생들은 학생인권조례가 있으나 마나 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muse86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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