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환경부·농식품부, 대규모 예산 낭비'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환경부가 대규모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에 대한 관리감독 미흡으로 수백억원의 예산 낭비를 초래한 것으로 드러났다.감사원은 지난 2월부터 4월 초까지 진행한 지방자치단체의 국고보조사업 집행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26일 발표했다.감사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2010년부터 47개 시·군의 노후 상수관 등을 개선하고 이를 통합 운영하는 '상수관망 최적관리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중이다. 이 사업은 총 7833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중앙관서의 장이 보조금을 교부할 때는 시·군의 지방비 부담 능력을 검토 후 교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중앙관서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시·군에만 국고 보조금을 지원하도록 돼 있다.그런데 환경부는 지방비 부담능력을 고려하지 않고, 또 MOU를 체결하지 않은 32개 시·군(사업 진행중인 47개 시·군의 70%)에 모두 298억원의 국고보조금을 교부했다. 그 결과 32개 시·군 중 21개 시·군은 사업을 포기했고, 11개 시·군은 사업을 보류하고 있는 등 예산 집행의 비효율성을 초래했다.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중앙관서의 장은 보조사업을 중단·폐지할 수 있으며, 폐지 시 교부된 보조금은 환수하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환경부는 무주군 등 5개 시·군으로부터 위 사업포기를 통보받고도 이미 교부된 국고보조금 96억원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다또한 사업보류 중인 보령시 등 11개 시·군(기교부 보조금 58억원)의 경우 사업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인데도 중단·폐지 조치를 하지 않은 채, 오히려 추가사업비 1260억원(국비 339억원, 지방비 921억원)을 추가 편성해 사업을 계속 추진중인 것으로 밝혀졌다.사업 추진 과정에서의 예산 낭비는 농림축산식품부(구 농림수산식품부)에서도 발생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농식품부는 지난해 농어민의 자산 취득을 지원하기 위해 35개 사업에, 총 8273억원의 국고 보조금을 지원했다.이 보조금은 보조대상 사업 전반의 균형 발전 및 다수의 농어민에게 고루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사업별 표준사업비 설정 등 합리적인 지원 기준을 마련해 지원해야 한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이같은 지원기준 등을 마련하지 않은 채 보조사업자가 신청한 사업비 규모 및 견적 내역 등을 그대로 인정해 보조금을 지원했다.그 결과 사업별로 단위면적(㎡)당 건축비가 최대 4배까지 차이가 발생하고, 표준건축비 등에 대한 기준이 없어 건축공사비 등을 높게 산출한 보조사업자에게 더 많은 보조금이 지원되는 결과를 초래했다.아울러 이번 감사를 통해 서울시 외 12개 지방자치단체는 국고 보조 사업을 완료하고 남은 잔액은 소관 중앙관서에 반환해야 하는데 아직 581억원을 소관 중앙관서에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감사원은 환경부 장관에게 사업을 포기한 무주군 등 5개 시·군에 교부한 국고보조금 96억원을 환수토록 시정 요구하는 등 국고보조금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방안을 마련토록 통보했다. 또 농식품부 장관과 해양수산부 장관에게는 자산취득 지원보조금에 대해 표준사업비 및 보조금 상한제 설정 등 합리적인 지원기준을 마련해 운용토록 통보했다.고형광 기자 kohk0101@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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