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의 한 아파트 단지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윤나영 인턴기자] #서울시 양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우영(30)씨는 내년 2월 결혼을 앞두고 큰 고민에 빠졌다. 집을 마련해 신접살림을 차리고 싶지만 정씨와 여자친구의 수입을 합쳐도 당장은 집을 살 엄두가 나지 않아서다. 시중 금리는 5%가 넘어 대출을 받는 것도 부담이다. 1%대 금리가 적용되는 모기지가 출시된다는 소식은 정씨에게는 반가운 일이다.28일 정부가 발표한 주택구입지원제도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한해 주택기금이 1%대의 저리로 주택담보대출을 해주는 것이다. 주택 구입 후 집값 상승 혹은 하락으로 발생하는 손익을 국민주택기금과 공유한다.결혼을 앞둔 2030세대는 28일 정부가 내놓은 장기 주택모기지에 대해 일단은 환영하는 분위기다. 젊은 세대 무주택자들은 1%대 저금리 대출이 가능하다면 집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책을 접한 실수요자들은 금리가 낮다는 점을 매력으로 꼽았다. 직장인 박은정(34)씨는 "결혼을 앞두고 집 때문에 걱정이 태산인데 이 정도라면 집을 구하는 부담도 줄어든다"며 "인플레 수준도 안되는 금리라 돈을 빌리고 난 후 자산가치가 그대로여도 손해는 아니다"고 말했다.장기 주택모기지는 주택 구입에 따라 발생하는 손실 공유 여부에 따라 수익공유형과 손익공유형 모기지로 나뉜다. 수익공유형은 말 그대로 나중에 집을 팔거나 만기 시에 차익이 발생할 경우에만 그 수익의 일부를 주택기금과 공유한다. 주택가격의 70% 이내를 연리 1.5%로 최대 2억원까지 제공한다. 하지만 손익공유형은 차익뿐 아니라 차후 집값 하락으로 인한 손실이 발생했을 경우에도 그 손익을 모두 주택기금과 분담하는 대신 주택가격의 40%까지만(최대 2억원) 연리 1~2%대로 지원한다. 둘 다 만기는 20년이다. 직장인 김형우(32)씨는 "집값이 떨어지는 데도 한계가 있으니 한 집에 오래 살 생각이라면 70%까지 지원해주는 수익공유형이 낫다"는 입장이다. 송 모(29)씨는 "주택가격 거품이 다 빠지려면 아직 멀었다고 본다"며 "대출을 많이 못 받더라도 집값 하락으로 인한 리스크와 수익 모두 주택기금과 공유하는 손익공유형이 안정적" 이라고 평가했다.앞서 각각 수익공유형과 손익공유형을 선택했던 두 사람 모두 "수익공유든 손익공유든 금리가 정말 낮은 것만은 사실"이라며 "시범사업이 끝나고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꼭 이용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한편 주택담보 대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김현수(31)씨는 "어차피 주택 구입에는 투자 의도가 깔려 있기 마련"이라며 "집값이 계속 떨어지는 현 시점에서 대출요건 완화만으로 매매수요가 늘어날 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업에 종사하는 김하진(28)씨는 "집을 사서 차익을 남기려는 사람들은 제외하고 평생 살 집을 구하려는 사람들에게는 도움이 되겠지만 금리보다는 좋은 집을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향후 수익이 기대되지 않는 상황에서 장기로 대출하는 것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진주 기자 truepear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건설부동산부 한진주 기자 truepearl@ⓒ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