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의 과욕

소비자연맹 '기관·기업 구내식당도 없애라'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국내 최대 소상공인 연합체인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이 민간기업과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을 전면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해 논란이 일 전망이다. 소상공인 상권회복을 위한다는 논리이지만 박근혜정부의 골목상권 살리기에 편승한 집단 이기주의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21일 업계에 따르면 골목상권 살리기 소비자연맹은 내달 13일 여의도에서 구내식당 폐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전국적으로 회원 600만명을 보유한 이 단체는 우리나라 최대 직능단체인 한국외식업중앙회를 비롯해 80개 자영업단체와 60개 직능소상공인단체가 결성한 연합체다. 이들은 구내식당이 소상공인들의 고객을 빼앗고 있다며 공장ㆍ병원ㆍ학교ㆍ군부대 등 급식시설이 필수인 곳을 제외한 민간기업, 공공기관의 구내식당을 아예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공장이나 군부대처럼 꼭 있어야 하는 곳이 아닌, 없어도 되는 곳까지 구내식당이 들어서고 있다"며 "골목상권을 살리려면 영업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했다.구내식당이 소상공인들을 위협할 정도로 강력해진 것은 대기업 계열사의 진입 탓이 크다. 막강한 자금력으로 음식의 질도 크게 개선되었지만 '일감 몰아주기'를 통해 계열사 구내식당을 독점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위탁급식 시장(4조6000억원) 중 약 절반은 대기업이 장악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주장이 공감대를 얻을지는 미지수다. 위탁급식 시장의 나머지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들의 반발이 예상될 뿐더러 구내식당은 주요한 사내 근로자 복지 수단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올해부터는 공공기관 구내식당에서 대기업 계열사가 제외되면서 대기업에 지나치게 편중된 시장 구조도 개선되는 중이다. 급식업계에서는 새 정부의 화두가 골목상권 살리기라는 점에 편승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의 상권을 보장하려 구내식당을 아예 폐지하자는 것은 지나치게 한쪽 면만 본 주장"이라며 "골목상권 살리기는 '전가의 보도'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지은 기자 leez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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