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현대차 파업, 노조 요구 지나치다

[아시아경제 ]현대자동차 노조가 오늘과 내일 이틀간 울산ㆍ아산ㆍ전주 등 모든 공장에서 하루 4시간씩 부분 파업을 하기로 했다. 부분 파업 중에도 사측과 교섭은 계속하기로 했지만 현재로서는 타결 가능성이 적어 전면 파업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고 한다. 기아자동차 노조도 오늘 임시 대의원회의를 열어 파업을 결의할 계획이다. 현대ㆍ기아차의 동시 파업이 현실화할 수 있는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금 고전하고 있다. 올 들어 7월까지 내수 판매량이 전년 동기에 비해 0.8% 줄었다. 수출량은 8.7%나 감소했다. 상반기 매출액은 44조550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7.7%가 줄었다. 기아차 역시 올 7월까지 내수와 수출 모두 4.1%씩 감소했다. 내수 부진과 수입차의 공격적 마케팅,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차의 공세 등 안팎의 위협에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도 문제다. 글로벌 차 수요의 양대 축인 미국과 중국 시장의 불확실성으로 전망이 불투명하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현실화할 경우 환경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도 악재다. 여기에 일본차 업체들의 시장 확대 정책은 공격적이다.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이다. 정신 차리지 않으면 언제 글로벌 경쟁에서 밀려날지 알 수 없다.  안팎의 경영환경이 악화된 때에 파업이 벌어지는 현대차의 상황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노조의 요구 사항을 보면 명분이 약하다. 기본급 인상 외에 상여금 800%,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대학 못 간 자녀에 기술취득 지원금 1000만원을 달라는 것도 포함돼 있다. 현재도 노조원 1인당 평균 연봉이 9400여만원에 이르는 터에 지나친 요구가 아닐 수 없다.  쌍용자동차가 올 2분기 6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바탕은 노사화합이다. 현대차 노조는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고 파업을 거둬들이는 게 옳다. 원칙 없는 대응으로 미봉에 급급했던 사측도 달라져야 한다. 근로자의 땀과 경영진의 노력이 현대ㆍ기아차 성장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 못지않게 서비스나 품질이 형편없던 때에도 현대ㆍ기아차를 선택한 국민의 기여를 무시할 수 없다. 현대차 노사는 내수가 왜 부진한지, 소비자는 무엇을 요구하는지 바로 인식하기 바란다.<ⓒ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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