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노조쟁의 가결에 계열사 도미노
-현대제철도 무상株 제의했지만 無반응-하이스코.로템.위아 등도 파업 움직임
정몽구 현대기아차 그룹 회장
[아시아경제 최대열 기자, 임철영 기자]정몽구 현대차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노조가 지난 13일 높은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한 가운데 다른 계열사들도 잇따라 파업수순을 밟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 자칫 이번 사태가 계열사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현대차그룹 전체 경쟁력이 약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노조는 각각 80%, 70%대의 찬성률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파업 등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해 언제든지 파업에 나설수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노조는 여름휴가가 끝난 직후 일사천리로 쟁의행위요건을 갖추고 쟁의행위와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하는 절차만을 남겨뒀다. 회사측은 긴급하게 오는 16일 오후 2시 교섭재개를 요청했지만 노조가 단계적으로 파업결의에 들어갈 것을 우려,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현대차는 교섭재개 요청문을 통해 "예년과 다르게 실무협의 단위를 확대(6~10명)해 효율적인 의사접근을 진행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노조가 추가적인 논의진행은 중단한 채 일방적으로 교섭결렬을 선언했다"며 "조정신청, 임시대의원대회, 쟁발결의, 쟁의찬반 투표 등 파업 수순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어 회사로서는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노조가 회사의 교섭재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파업에 들어갈 경우 생산차질로 인한 손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현대차의 경우 이미 지난 3월~5월 특근거부로 8만3030대(울산,아산,전주) 생산차질이 발생했다.현대차그룹 내 각 계열사의 임금ㆍ단체협상이 '선(先)현대차, 후(後) 기타 계열사'로 번지는 그간의 사례를 비춰보면 현대차 노사간 협상 장기화는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현대차 노조의 파업결의에 대부분의 계열사 노조가 동참했다. 실제 현대하이스코와 현대위아는 지난 12일 각각 27차, 8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현대로템과 현대BNG스틸도 최근까지 수차례 교섭을 가졌지만 여전히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역시 지난 9일 17차 교섭을 진행했지만 무상주 등 사측 제안에 이렇다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룹 내 전 계열사에서 노사간 교섭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경총 등 경제단체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김동욱 경총 본부장은 "올해 상반기 수 조원대 생산차질이 발생한 상황에서 또 다시 파업을 진행한다면 하루에 약 7000대, 1500억원 규모의 손실이 추가적으로 발생할 수 있다"며 "한국GM, 르노삼성이 이미 노사문제를 해소한 가운데 현대기아차만 유독 파업리스크에 빠져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현대차측은 즉각 교섭재개에 나설 것을 노조에 촉구했다. 현대차 노사담당 관계자는 "교섭과 관련해 파업을 진행한다면 그 동안 우리가 품질향상 등으로 이뤄낸 브랜드 이미지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지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불필요한 노사간 힘겨루기를 재연하기 보다 원만한 조기타결을 간절히 희망한다"고 호소했다.최대열 기자 dychoi@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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