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명진규 기자]사상 최악의 전력난이 계속되며 연일 비상조치 태세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오는 16일로 예정된 신경영 20주년 기념 만찬을 일주일 연기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13일 삼성그룹에 따르면 이 회장은 전력난이 극에 달한 현상황에서 그룹 고위 임원들이 모여 이같은 행사를 여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만찬을 1주일 뒤인 23일로 연기하기로 했다.이 회장은 오는 1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각 계열사 부사장급 이상 임원 400여명과 함께 신경영 20주년을 기념한 만찬을 가질 예정이었다. 신경영 20주년 당시 전 임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던 행사를 뒤늦게 가지려 한 것이다.삼성그룹에게는 상당히 의미 있는 행사다.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는 20주년 기념 만찬을 위해 각 계열사별로 20주년 기념 물품을 공모하는 등 신경영의 뜻을 기리고 새로운 도약을 위한 계기를 마련할 계획이었다.하지만 사상 최대 전력난이 계속되자 행사를 뒤로 미룬 것이다.삼성그룹은 전력 절감에 최대한 동참하고 있다. 폭염과 함께 각 사업장의 전력 사용량을 조절하는 한편, 서울 서초사옥에서는 에어컨 사용을 지양하고 쿨 방석과 USB 개인 선풍기를 지급했다.사무실 조명도 극히 필요한 곳만 제외하고 모두 소등했다. 모니터 화면을 불빛 삼아 업무를 처리한다. 폭염이 시작된 지난주 부터 전 사업장 내의 하향 에스컬레이터 운행도 중단했다.삼성그룹 관계자는 "정부 차원에서 심각한 전력난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그룹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절전 활동은 모두 하고 있다"면서 "전력난으로 인한 비상조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신경영 20주년 만찬을 진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생각에 일정을 연기했다"고 말했다.명진규 기자 aeon@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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