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車, 아프리카 방향 깜빡이 켰다

[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중국 동북부 다롄항(大連港). 이곳에선 화천(華晨)자동차의 차량을 가득 실은 선박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항을 향해 매월 출항한다. 화천자동차는 향후 생산을 늘려 리비아, 튀지니 등 북아프리카 내 시장 점유율을 끌어 올릴 예정이다. 화천 자동차는 이집트 현지 생산도 시작할 예정이다. 최근 이처럼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아프리카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ㆍ일본ㆍ유럽 업체들의 진출이 뜸한 북아프리카 시장이 주요 목표다. 중국은 지난해 전년대비 54%늘어난 25만대를 아프리카에 수출했다. 연 170만대 정도인 아프리카 자동치시장에 가장 많은 차량을 수출한 나라다. 중국업체들은 앞으로 10년간 연 300만대까지 규모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생산ㆍ 판매 조직 정비를 서두르고 있다. 현지 임금이 중국의 5분의 1에 불과한 것을 활용해 공장을 건립하는 업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디이치처(第一汽車)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연 3만대 생산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카메룬에도 공장 설립을 신청했다. 치루이(奇瑞)자동차는 이집트 공장에 이어 케냐 공장 건설을 준비하고 있다. 베이징푸티엔(福田)자동차도 지난해 케냐에 트럭 공장을 가동하기 시작한데 이어 카메룬에도 트럭ㆍ미니버스 공장을 건설했다. 우간다에도 공장 신설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아프리카로의 수출ㆍ생산을 늘리는 것은 자국내 과잉생산과 중국 경기 둔화 속에 새로운 수출 활로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스콧 라프라이스 크레디리요네(CLSA) 자동차 애널리스트는 중국에 약 140개의 자동차 업체가 존재한다며 "업체만 늘어나는 식으로는 중국 자동차 업계가 지속 발전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라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중국 경제의 감속으로 인해 중국 중견 자동차 업체들은 가격 인하에도 불구하고 판매 부진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게다가 신흥국을 상대로한 판매량도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 6월 중국 자동차업계의 이라크, 이란, 베네수엘라, 터키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모두 감소했다. 라프라이스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차량에 대한 수요가 많다"고 분석하며 아프리카 공략에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중국업체들은 케냐, 나이지리아, 카메룬, 탄자니아 등 비교적 소득이 낮고 인구가 많은 나라를 위주로 공략하고 있다. 이들 나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3000달러를 밑돈다. 현대 자동차, 프랑스 르노등은 1인당 GDP가 4000달러를 넘는 이집트와 앙골라, 모로코 등에 진출하고 있어 당분간 경쟁이 심화될 우려도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두드러지는 위안화 가치 상승은 중국 업체들에게 위험요인이 되고 있다. WSJ는 위안화가 엔화대비 20%, 원화대비 10% 가량 가치가 뛰었다며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면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수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일본 닛케이는 현지 생산할 경우 수입 관세를 피할 수 있고 가격을 더 낮춰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만큼 중국 업체들의 아프리카 진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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