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중국 정부가 올해 목표 경제성장률인 7.5%를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하면서도 성장률 하한선을 7%로 제시해 7~7.5%의 성장 구간을 열어뒀다.23일(현지시간) 베이징(北京) 언론인 신징바오(新京報)에 따르면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지난 16일 경제 전문가들과의 좌담회에서 "중국 정부는 성장률이 7% 아래로 내려가는 것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성장률 하한선은 7%"라고 못을 박았다. 그러면서도 "경제성장률 7.5%, 인플레이션율 3.5%가 합리적 수준의 목표"라며 "고용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7.5% 성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해외 주요 언론 및 주식시장은 리 총리의 발언 가운데 새롭게 제시된 성장률 하한선 7%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7.5%로 제시하며 "성장률이 목표치 아래로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약속을 해왔지만 이번 처럼 하한선을 구체적으로 제시한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중국이 2020년까지 성장률을 7% 이상으로 유지할 경우 2020년 국내총생산(GDP)은 2010년의 두 배로 증가하게 된다. 중국 관영언론인 신화통신도 지난 22일자 사설을 통해 "중국이 2020년까지 샤오캉(小康·모두가 의식주 걱정 없는 풍요로운)사회를 건설하려면 적어도 성장률이 7% 밑으로 내려가서는 안된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성장률에 대한 심리적 마지노선을 7%로 정하고 있음을 암시했다.중국 내부에서는 성장률 목표와 성장률 하한선을 사이에 둔 혼란이 나타나기도 했다. 지난 11일 신화통신은 러우지웨이(樓繼偉) 재정부장이 미·중 전략경제대화 회의 직후 했던 "올해 성장률 목표인 7% 달성은 자신한다"라는 발언을 보도했다가 하루만에 "러우 부장의 발언 가운데 성장률 목표 7%를 7.5%로 정정한다"고 수정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중국 정부가 성장률 목표를 7.5%로 고수해오다가 뒤늦게 성장률 하한선을 7%로 추가 제시한 데에는 성장률 둔화에 대한 안팎의 우려를 씻어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올해 목표치인 7.5% 성장은 놓치더라도 성장률이 7% 이하로 내려가는 상황은 막아보겠다는 것이다.실제로 이날 중국 주식시장은 성장률이 7% 이하로 떨어질 위험이 생기면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강하게 작용하며 2% 상승했다. 창지안 바클레이즈 홍콩 지점 이코노미스트는 "리 총리의 발언은 중국이 올해 7~7.5%의 성장을 하는 것에 대해 받아들일 수 있다는 것을 재확인 한 것"이라면서 "만약 성장률이 7.5% 밑으로 떨어진다면 정부는 하한선 7%를 지키기 위해 정책 방향을 성장 안정에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옮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에서 고정투자 사이클이 계속 내려가고 있고 하반기 민간소비 회복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라면서 "중국 경기에 민감한 한국의 경기민감주는 '비중축소' 전략이 유효하며 고정투자 사이클에 크게 의존하는 철강, 기계 업종의 부진은 계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7%까지 성장을 용인한다고 보고 있는 만큼 우리도 단기부양 보다는 경제 구조개혁에 방점을 둔 '리코노믹스'를 염두에 둔 대응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박선미 기자 psm82@<ⓒ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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