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과상에 흙 등 이물질 묻으면 염증의 원인…꼭 세척해야-산 찾을 땐 긴바지 입어 뱀 안 물리도록 조심…상처에 된장·술 바르기는 금물
[아시아경제 박혜정 기자]'휴가'를 떠올리면 입가에 은은한 미소가 번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괜히 들뜬 마음에 자칫 잘못하면 몸만 상하고 1년 내내 손꼽아온 휴가를 망칠 수도 있다. 특히 바다나 산, 강 등에서 야외활동이 늘다보면 예기치 않은 응급상황을 맞기도 한다. 이때 응급처치 요령을 기억해두고 있으면 병원으로 이동하는 시간 동안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신태건 삼성서울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환자가 발생한 장소에서 이뤄지는 현장 응급처치나 병·의원으로 옮기면서 행하는 이송 중 응급처치는 매우 중요하다"며 "응급처치 정도에 따라서는 생명을 구하거나 합병증, 후유증 등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넘어지고 찢어지고 부러지고= 가장 흔히 입는 부상은 어딘가에 부딪치거나 넘어져 생기는 찰과상이다. 피부가 벗겨지면서 피가 나고 쓰라린 통증이 뒤따른다. 찰과상 부위에 흙이나 풀 같은 이물질이 묻으면 상처 회복을 더디게 하고 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이물질은 흐르는 식염수로 닦아내고 식염수가 없다면 수돗물로라도 씻어낸다. 피가 계속 난다면 거즈로 덮고 반창고를 붙여 고정하거나 손으로 피가 나는 부위를 눌러준다. 피부가 찢어져 생긴 열상은 피가 많이 나고 심할 경우 피부 속 근육과 인대 등이 밖으로 보인다. 열상을 입었다면 거즈로 덮고 손으로 눌러 지혈을 해줘야 한다. 단 지혈제는 되도록 사용하지 않는다. 지혈제 가루가 상처 사이에 박히면 나중에 상처를 봉합해도 잘 낫지 않을 수 있어서다. 또 피 나지 말라고 상처 윗부분을 고무줄이나 끈으로 동여매기도 하는데 이러면 피 순환이 안 돼서 아랫부분을 절단해야할 수도 있으니 피한다. 열상은 대부분 상처를 봉합해야 하는 만큼 가능한 빠른 시간 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는 점도 기억한다.휴가철엔 팔다리가 부러진 골절 환자도 눈에 자주 띈다. 팔다리의 모양이 변형됐거나 뼛조각이 부딪치는 소리가 나는 경우, 외상 부위를 눌렀을 때 국소통증이 느껴지면 골절을 의심해본다. 이때 다친 부위를 가장 편한 자세로 고정하고 응급실을 찾아 검사를 받아야 한다. 야외라면 종이상자나 돗자리를 접어 사용하거나 산이라면 튼튼한 나뭇가지를 고정기구로 사용하면 된다. 특히 팔다리가 꺾이거나 변형된 경우 검사를 받기 전 무리하게 골절 부위를 펴지 말아야 한다. 부러진 부위에 신경이나 혈관이 껴서 더 큰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리고 쏘이고 더위 먹고= 산을 찾을 땐 긴바지를 입어 뱀에 물리지 않도록 미리 손을 쓴다. 뱀에게 물렸을 때 깊은 독이빨 자국이 2개 있다면 독사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인이 독사인지 정확히 구별하기란 어려우니 조속히 병원을 찾는다. 우선 독이 퍼지지 않도록 물린 부위를 움직이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한 뒤 물린 상처가 있는 팔다리를 부목 등으로 고정한다. 상처에서 몸이 가까운 부위를 손가락이 들어갈 정도로 묶되 너무 단단히 조이지 말아야 한다. 상처 부위를 칼로 째고 입으로 빨거나 된장·술 등을 바르는 행동은 하지 않는다. 바닷가에서는 해파리를 주의한다. 해파리에 쏘이면 회초리로 맞은 듯한 발진과 통증, 가려움증 등이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면 구역질, 구토, 설사, 복통 등을 일으키기로 한다. 심할 경우 혈압저하와 호흡곤란, 의식불명으로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일단 발진, 통증이 심하거나 혈압저하,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면 즉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상처 부위는 손으로 만지지 말고 수돗물·생수 등 민물 대신 바닷물이나 식염수로 부드럽게 씻어낸다. 촉수가 남아있다면 핀셋이나 신용카드로 제거한다. 무더운 날씨에 더위 먹는 일도 다반사다. 불볕더위에 야외나 냉방이 안 되는 실내에서 있다 보면 현기증, 두통, 허약감, 피로, 오심(구역질), 구토 등의 증상이 일어난다.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시원한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수분·전해질을 섭취하면 회복된다. 만약 의식 변화가 있다면 열사병을 의심하고 즉시 119에 도움을 요청한다. 최대한 빨리 체온을 낮추는 것이 중요한 만큼, 병원에 도착하기 전까지 환자의 옷을 벗기고 스프레이 등으로 몸에 물을 뿌려주면 도움이 된다. ◆물놀이 하다 귀에 물이 들어갔다면…= 물놀이 땐 귀에 물이 들어가기 쉬운데 물이 들어간 귀를 아래로 하고 따뜻한 곳에 누우면 물이 저절로 흘러나온다. 그래도 물이 안 나온다면 손가락으로 후비지 말고 면봉으로 귀 입구만 가볍게 닦아낸 후 자연히 마르도록 기다려본다. 물을 빼내기 위해 무리하게 귀를 후비다간 상처 난 부위에 세균이 감염돼 외이도염이 발생한다. 또 멍하고 소리가 안 들린다면 이비인후과를 찾아 치료를 받는다. 특히 구조적으로 귓구멍이 좁거나 고막부위의 굴곡이 심한 사람은 귀에 물이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으니 주의한다. 귀에 병변이 있어도 물놀이를 할 때 조심한다. 만성 중이염을 앓는 사람도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고 휴가철 기간에 재발 또는 악화되지 않았는지 반드시 점검해본다. 조양선 삼성서울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귀에 물이 들어가지 않게 하려면 귀마개 후 주변에 바세린 등을 발라 물 유입을 차단하고 깊은 곳으로 잠수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귀에 물이 들어갔을 때 (물이) 들어간 쪽을 숙이고 손으로 쳐대며 제자리 뛰기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사람마다 효과가 있을 수도,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자료: 삼성서울병원박혜정 기자 parky@<ⓒ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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