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타임]'하루 1만명 이용...도서관은 시민의 공동 서재'

[아시아경제 오진희 기자] 서울시청에 자리잡은 서울도서관은 하루에 평균 1만명 가량의 시민들이 찾는 곳이다. 개관한 지 10개월 남짓만에 서울의 새로운 명소가 됐다. 이 도서관의 성공사례를 보면 한국인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는 말은 믿을 수가 없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여건, 책을 가까이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먼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을 서울도서관을 줄지어서 찾는 시민들의 행렬이 잘 보여준다. 이 도서관의 이용훈 관장(54·사진)은 "우리 도서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문화공간에서 책과 관련한 행사들이 여럿 열린다"면서 "방학을 하면 부모님과 아이들이 함께 손잡고 도서관을 많이 찾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그는 "우리 도서관은 방학 시즌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4번의 독서강좌가 펼쳐지는데, 책읽기의 멘토가 될 분들을 섭외해 뒀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도서관은 최근 신간 5만권과 지난해 들여온 7만권, 기증서적을 포함해 총 20만권 이상의 책들이 비치돼 있다. 이 관장은 "절판되거나 희귀도서는 요청하면 볼 수 있게 해뒀고, 앞으로 헌책들의 매입방식에 대해서도 고민중"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도서관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이유는 뭘까. 서울 시내에 있어서 시민들이 오기에 편하기도 하고 근대건축문화재로 지정된 건물답게 독특한 외양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국내 다른 도서관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경쾌하고 발랄한, '도서관 같지 않은' 실내 분위기가 사람들을 끌어당기고 있는 듯하다. 이 관장은 "도서관은 시민의 서재"라고 정의를 내렸다. "도서관은 공동의 서재다. 공부방이 아니다. 거실에서 아이가 좀 시끄럽게 논다고 해서 혼내지는 않지 않는가. 아이에서부터 어르신이 서로 한 공간에서 책읽는 모습을 지켜볼수 있는 공간이 바로 우리 서울도서관이다."  이 관장은 최근 윤혜숙 작가의 신간 소설 '뽀이들이 온다'와 헌책방 주인 윤성근의 에세이 '헌책이 내게 말을 걸어왔다'를 읽고 있다. 지금은 사라졌지만 과거 소설을 읽어주었던 전문 이야기책 강독사를 일컫는 '전기수'에 대한 이야기이며, 후자는 헌책에 기록된 메모들에 대한 소회와 에피소드들이 담겨있다. 그는 "책, 도서관은 어떤 도구가 아니라 '문화'이며, 책읽기는 인생의 자양분인데, 요즘은 자기계발서의 비중이 과도해지고 시험과목으로서의 책읽기가 중요해지니 아쉬운 마음이다"고 언급했다. 올 하반기 이 관장은 지자체, 교육청, 구립도서관들과 네트워크 구축방식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대형서점과 동네, 헌책방 등 다양한 도서 유통생태계들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는 도서관의 역할에 대한 정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도서문화 전문가로 활동하다 2년 임기로 관장을 맡은 그는 "내년말쯤 되면 서울도서관이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면서 "약속장소로 서울도서관을 잡을 만큼 누구나에게 친근한 공간이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소망했다.오진희 기자 valer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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