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4대강 살리기 사업에서 국토교통부가 입찰 담합의 빌미를 제공하고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감사원의 감사결과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침통한 표정 속에 일부 시인하는 모습을 나타냈다.10일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감사결과에 대해 "일정부분 인정하고 지적받은 부분들은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국토부의 입장은 지난 1월 감사원이 4대강 사업이 계획부터 건설공사, 완료때까지 총체적인 부실이었다는 감사 결과를 냈을 때와는 사뭇 다르다. 지난 감사 결과가 4대상 사업의 안전성 등에 관한 내용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발생한 어쩔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지적했기 때문으로 풀이할 수도 있다. 감사원은 이날 '4대강 살리기 사업 설계·시공일괄입찰 등 주요계약 집행실태' 감사 결과에서 대운하 설계를 활용하면서 설계도면 등이 사전에 유출됐다고 지적했다. 또 2011년 말 준공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시에 많은 공사를 발주해 경쟁을 제한해 담합의 빌미를 제공했다고 했다. 1차 턴키 공사의 담합 정황을 인지하고도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는 결과도 내놨다.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전 정권에서 4대강 사업을 강하게 밀어붙이는데 공무원들이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않느냐"면서 "시각에 따라서는 이 부분을 담합으로 볼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정권 최대 국책 사업으로 진행되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사업의 속도를 낼 수밖에 없었고, 이 과정에서 담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게 됐다는 것이다.국토부가 담합 정황을 알면서도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감사 결과에 대해서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국토부 관계자는 "보와 준설작업 등이 차례대로 이뤄져야 4대강 사업의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에 속도를 내 발주를 할 수밖에 없었다"면서 "이게 국토부의 잘못이라면 잘못"이라고 말했다.국토부의 이 같은 반응은 지난 2월 새 정부가 들어서고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인사로 담당자가 교체된 부분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4대강 사업 추진 과정에서 좀 더 꼼꼼히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라며 "이젠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고쳐나가야 할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이민찬 기자 leemi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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