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機 착륙사고]美, 지나친 까발리기

[아시아경제 황준호 기자, 조슬기나 기자] 지난 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에서 발생한 아시아나항공 OZ214편 불시착 사고와 관련,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조종사 과실에 무게를 둔 사전 조사결과를 연일 공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NTSB는 사고 발생 하루 만인 지난 7일 조종실 음성녹음장치(CVR)를 분석했다며 조종사들이 활주로 충돌 1.5초 전 갑자기 착륙시도를 중단하고 기체를 복항시키려 했다고 공개했다. 착륙을 유도하는 샌프란시스코공항의 '글라이드 스코프'가 꺼져 있다는 통보가 사전에 조종사들에게 전달됐다는 내용도 함께 밝혔다.NTSB는 사고 2일째인 지난 8일 비행기록장치(FDR) 분석결과도 일부 공개했다. 이날 조종실 녹음기록을 포함해 초 단위로 비행 고도 및 속도 등 세부 데이터가 나왔다. NTSB는 착륙 82초 전부터 충돌사고가 발생하기 전이 1.5초전까지 약 1분20초간의 비행 고도 및 비행 속도를 이례적으로 공개됐다.조종실 녹음기록일 뿐 블랙박스 조사 등 종합적인 조사를 거치지 않고 사고 발생 단 2일 만에 초단위로 사고 당시 항공기 상황을 언론에 공개된 것이다.NTSB가 공개한 녹음기록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착륙 고도가 낮았고, 비행 속도 또한 정상이 아니었음을 의미한다. 이는 조사 초기단계부터 조종사 과실을 염두해 둔 것으로 해석된다.실제 데버라 허스먼 NTSB 위원장은 "조종사들의 숙련도와 경험, 사고당시 상태를 중점 점검한다"고 말해 여론의 시선을 조종사 과실 쪽으로 돌렸다.더욱이 사고 발생 직후 미국 CNN 방송은 관제탑과 사고기 조종사간의 대화내용을 입수했다며 관제사와 사고기 기장과의 대화 내용을 보도했다. 언론에 흘러나올 수 없는 내용이 사고 직후 전파를 타고 전 세계로 타진됐다.NTSB의 이같은 이례적인 사고조사 결과 공개에 대해 세계 최대 조종사 노조인 민간항공조종사협회(ALPA)가 9일 제동을 걸었다.협회는 "NTSB가 이렇게 빨리 기내 녹음장치의 세부 데이터를 공개한 것은 당혹스럽다"면서 "현장 사고조사가 진행되는 중에 이렇게 많은 정보가 공개되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협회는 또 "조사관들이 기내 녹음장치의 정보를 섣불리 공개해서는 안된다는 건 의무사항"이라며 "과거에도 이런 정보공개가 잘못된 결론을 이끌어내 조사에 차질을 빚는 경우가 있었다"고 우려했다.한편 NTSB는 아시아나항공에 사고조사의 영향을 미치는 언행을 하지 말라는 경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NTSB는 아시아나항공이 언론 브리핑을 통해 "조종사 실수는 아닐 것"이라는 취지로 조사 중인 사고 원인에 대해 예단하는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데 대해 불쾌감을 간접적으로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NTSB는 또 객실 승무원을 언론에 노출시킨데 대해서도 공문을 2차례나 보내 경고하는 등 강력하게 아시아나에 항의한 것으로 알려졌다.서울= 황준호 기자 rephwang@샌프란시스코= 조슬기나 기자 seu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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