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출신 자회사 CEO 알 사예드 신중한 투자 나설 듯
[아시아경제 박희준 기자]중동의 카타르의 권력 이양이 전격 단행돼 33세의 젊은 왕세자가 새로운 국왕자리에 올랐다. 새 국왕은 국부펀드인 카타르 투자청(QIA)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새로운 국왕과 새로운 CEO의 등장으로 QIA의 투자전략이 바뀔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알 사예드 QIA CEO
◆새 국왕 QIA CEO 교체=셰이크 하마드 빈 칼리파 알 타니(61) 카타르 국왕은 지난달 25일 차남인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왕세자에게 왕위를 이양한다고 공식 발표했다.QIA 회장이기도 한 타밈 국왕은 딱 일주일 뒤인 2일 QIA를 이끌 수장으로 지난 4년간 QIA 투자 자회사인 카타르홀딩스를 이끌어온 변호사 출신의 아마드 알 사예드(37)를 임명했다.사예드는 미국 보스턴 대학에서 금융법학을 전공하고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하고 법률 자문을 하다 2009년 카타르홀딩스 CEO로 승진했다.그는 2009년 이후 연평균 17% 이상의 수익률을 안겨줬다. 그는 지칠 줄 모르게 열심히 일하고 알 타니 왕가에 대한 충성심이 대단히 높다. 그는 셰이크 타밈의 개인 인수합병도 거들어주기도 했다는 후문도 있다.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타니 카타르 국왕
◆새 국왕 "교만한 보이는 행위 피하고 싶다=그의 성공가도가 앞으로도 이어질까? 가능성은 크다. 그는 집요한 협상술로 유명한 인물로 속마음을 짐작하기란 대단히 어렵다. 최후의 순간까지 그가 협상을 끝낼 생각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한다. 이를 통해 앞으로도 투자협상을 잘 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더욱이 타밈 국왕은 QIA 회장이어서 그를 밀어줄 것도 분명하다. 문제는 타밈 국왕이 성명을 내고 “교만해 보이는 행위는 피하고 싶다”고 말한 대목이다. 영국의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4일(현지시간) 이를 QIA의 투자 방식을 정한 하마드 빈 자심(HBJ) 총리 겸 외무장관이 정치와 금융분야에서 보여준 ‘자신만만한’ 스타일을 에둘러 비난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 때문에 QIA의 CEO 교체는 QIA 의 대외 투자 속도가 둔화될 것임을 예고하는 것으로 은행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다시 말해 과거 같은 지분사재기는 보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벼랑끝 전술과 토니 블레어 영국 전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전 대통령 등 유력 인사와 맺은 친분을 활용하는 ‘딜 메이커’(거래 해결사)인 HBJ가 없으졌으니 이런 예상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자산 1000억 달러 QIA 싹쓸이 쇼핑=QIA는 넘쳐나는 현금을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바클레이스 은행과 크레디스위스,방코산탄데르은행, 최근 합병한 스위스 상품중개회사 글렌코어엑스트라아, 독일 건설회사 호흐티에프와 폴크스바겐 등 다양한 기업의 지분과 영국 아파트 1500채 등 부동산을 닥치는대로 사들였다. QIA의 풍부한 현금의 원천은 카타르의 주력 수출품인 천연가스를 팔아서 번 돈이다. 운용 자산은 대략 1000억 달러로 추정된다. 투자를 집행하는 카타르홀딩은 2009년 이후 국가로부터 해마다 300억~400억 달러를 받았다. 돈이 넘쳐나니 정상의 투자규칙이 적용되지 않는 엄청난 금융상의 영향력을 행사하고 아주 예외적으로 유리한 조건도 끌어낼 수 있었다. 알 사예드는 “우린 현금을 갖고 있고 현금은 왕”이라고 말할 정도였다.◆시장 변해 투자전략 변화 불가피=그러나 QIA가 막대한 포트폴리오를 쌓게 해준 시장상황이 바뀐 만큼 투자전력 변화는 불가피하다. 경제위기 이후 주식시장은 회복했고 경제는 안정을 찾아가고 투자자 신뢰가 회복하면서 비밀협상한 거래와 카타르가 받은 후한 조건과 엄청난 할인은 이제 먼 옛날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현금 원천인 천연가스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이에 따라 QIA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위험성이 큰 거래를 통해 예전 수준의 수익률을 맞추든가 아니면 수익률 목표를 낮추거나 돈을 덜 쓰는 수밖에 없다고 서방의 은행가들은 입을 모은다.QIA는 왕위계승 몇 달 전부터 카타르홀딩스는 맥킨지와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를 고용해 광범위한 경영컨설팅을 받은 만큼 앞으로 QIA가 보일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박희준 기자 jacklondon@<ⓒ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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