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금준 기자]'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큰 법'이라는 말이 있다. 사랑과 가문 사이에서 갈등하는 비극적 운명을 그리겠다는 야심찬 목표 아래 힘차게 닻을 올린 '칼과 꽃'. 하지만 다소 맞지 않는 옷을 입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3일 밤 방송한 KBS2 새 수목드라마 '칼과 꽃' 1회에서는 엄태웅과 김옥빈의 운명적인 만남이 그려졌다. 이들은 첫 만남부터 칼끝을 겨누면서도 서로를 향한 알 수 없는 호감을 느끼며 향후 전개될 이야기의 물꼬를 텄다.그러나 정작 시청자들은 '칼과 꽃'에 공감하기 힘들었다. 몰입을 도와야 할 제작진들은 판타지 만화를 연상케 하는 부담스러운 화면 연출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컴퓨터 그래픽으로 실소를 자아냈다.이뿐만이 아니었다. 사극에 어울리지 않는 색소폰과 일렉트로닉 기타 사운드는 보는 이들의 인상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아울러 극에 사용된 소품들도 고구려시대 배경에 대한 깊은 고증이 있었는지를 의심케 했다.이처럼 안타까움이 남는 첫 방에도 불구하고 배우들의 열연이 돋보였다. 엄태웅은 서자에 대한 고통과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복합적으로 표현하며 '엄포스'라는 자신의 별명을 증명했다.또한 영류왕과 연개소문이 정치적으로 대립하는 장면은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만들기 충분했다. 김영철과 최민수는 강한 눈빛과 무게감 넘치는 대사처리로 격렬한 카리스마 대결을 펼쳐내며 눈길을 끌었다.'칼과 꽃'은 이제 막 긴 항해를 시작했다. 과연 '칼과 꽃'이 초반의 걸림돌을 넘어 치열한 수목극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이금준 기자 music@<ⓒ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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