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 백수 역대 최대[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대학을 졸업하고도 일을 하지 않는 '고학력 백수'가 올해 1분기 300만명을 처음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역대 최대치다. 특히 30~40대 여성의 비중이 높아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현대경제연구원의 '고학력자의 사회적 낭비가 심각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졸 이상 고학력 비경제활동(비경활)인구는 309만2000명에 달했다. 비경제활동인구는 가사·육아, 구직단념, 취업준비 등의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인구로 고학력 비경활인구는 전체의 18.4%를 차지했다. 통계 작성 이래 최대 비중이다. 연령별로 보면 30~40대가 전체 고학력 비경활인구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특히 여성의 비중이 높았다. 30, 40대 고학력 비경활인구 각각 86.9%, 85.2%가 여성이었다.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가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며 "고학력 여성 비경제활동인구의 약 36%가 육아를 이유로 일을 하지 못한다는 점을 고려해 여성의 경력단절과 고용평등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교육 수준에 맞는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청년도 많았다. 1분기 기준 20대 고학력 비경활인구는 62만9000명으로 전체의 20.4%를 차지했다. 남성(30.3%)보다는 여성(69.7%) 비중이 높아 여성의 사회진출 문턱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직을 아예 포기하는 청년층도 늘고 있다. 고학력 구직 단념자 중 20대 청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은 34%로 이들 중 80~90%는 원하는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에 맞는 일자리가 없어서 일을 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인력수급 간 미스매치가 여전히 문제라는 의미다. 김 연구원은 "전공, 경력 수준이 높은 고학력자와 고급인력이 많이 배출됐지만 미스매치 등의 문제로 고용시장의 흡인력이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취업시기를 늦추는 '취업준비생 고령화 현상'도 진행 중이다. 대학 졸업 후 30대를 넘기고도 여전히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전체의 23%에 달했다. 김 연구원은 "각 세대, 계층별 고학력 비경활인구를 고용시장에 편입시키는 '경제활동인구화 정책'이 필요하다"며 "20~40대 구직자들에게 전공, 경력에 적합한 일자리를 공급해 미스매치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30~40대 여성의 경력단절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육아시설을 확충하고 출산휴가제를 정립하는 등 노력이 뒤따라야 한다"며 "정규직과 차별이 없는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도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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