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소비 트렌드는 '로케팅'

[아시아경제 임혜선 기자]2013년 상반기 소비 트렌드는 '로케팅(Rocketing)'으로 정의된다. 로케팅은 값싼 생필품을 찾으면서도 특정 용품에는 고급소비를 집중하는 현상을 말한다. 지속되는 경제 저성장 및 실질 소득 증가율 둔화 등으로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대부분의 물품은 저렴한 것을 찾지만 본인의 가치를 높이거나 표현할 수 있는 제품에는 비용을 아끼지 않는 편향 소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전년 동기간 대비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생활 가전 등의 매출은 전월대비 매월 50%의 신장세를 보이며, 프리미엄 제품 군에 대한 소비자들의 통 큰 소비 증가세를 보여주고 있다. 저렴한 가격의 대표 제품 군으로 자리 잡은 패션 SPA 브랜드 및 중저가 화장품 로드샵 등도 전년 대비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며 로케팅 현상을 증명하고 있다. ◆'저가'에 대한 고객 요구 증대=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500가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좀 더 저렴한 상품구입을 위해 브랜드를 전환했다'고 응답한 가구가 86.5%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절약형 소비가 확산되면서 저렴한 상품 구입에 대한 소비자들의 욕구 또한 대폭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는 유니클로, 자라, H&M 등 패스트 패션의 선구주자인 SPA 브랜드의 판매율 증가를 통해 확인된다. SPA 브랜드란 기획·디자인부터 생산·제조, 유통·판매까지 전 과정을 제조회사가 맡는 방식이다. 제품가격을 획기적으로 낮춘데다 단기간 내에 다품종 대량공급이 가능해 전 세계 각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고이에 따르면 유니클로, 자라, H&M은 최근 회계연도 매출액 합계가 7988억원으로 전년보다 60% 증가했다. 세 기억의 영업이익은 882억원, 순이익은 679억 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7%, 31% 늘어난 수치다. SPA 브랜드는 단지 가격이 싼 물건을 내놓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품질과 디자인까지 고려하는 '가치 소비' 패턴에 들어맞는 상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를 끌어당기고 있다. 또한, 제품 교체 주기가 짧아서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욕구를 잘 맞추고 있는 것도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보인다. 합리적인 화장품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은 백화점에서 중저가 제품 군을 갖춘 브랜드숍으로 이동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파는 유명 브랜드와 비슷한 기능을 지녔다는 뜻의 '저렴이'라는 용어가 네티즌들 사이에 꾸준히 회자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이러한 추세는 소비자들이 저렴한 화장품으로 명품 화장품 못지않은 효과를 얻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올 상반기 7개 중저가 브랜드숍(미샤, 더페이스샵, 에뛰드, 이니스프리, 스킨푸드, 토니모리, 네이처리퍼블릭) 화장품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5%나 증가했다. 특히 이니스프리는 전년보다 매출이 63.3% 증가해 7개 브랜드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높은 성장의 이면에는 다양한 라인의 제품 출시 및 특색 있는 제품 소재 개발 등을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제주 콩 발효 원액으로 만든 '자연발효 에너지 에센스', 남성들을 위해 스킨·로션·에센스 기능을 한 제품에 담은 '포레스트 포맨 피톤치드 올인원 에센스'를 선보였다. ◆ '고급 소비'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프리미엄 제품의 판매도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비싸더라도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해 오래 쓰는 것이 여러 번 구매하는 것 보다 더욱 가치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는 이유에서다. 특히, 세탁기, 에어컨 등 프리미엄 라인의 생활가전 제품은 소비자들이 편리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동시에 사용할수록 그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하는 제품으로 인정받으며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삼성전자 생활가전 파트의 프리미엄 라인 '가전 9000시리즈'는 출시 이후 매월 판매 증가 추세를 보이며 이러한 트렌드를 입증하고 있다. '버블샷3 W9000' 드럼 세탁기와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의 판매수치는 매월 50%씩 추가 신장하고 있으며, 스마트에어컨 Q9000은 전년대비 홈멀티 기준 3배 이상의 큰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제품들은 소비자의 생활습관을 다양한 방식으로 분석, 더 편리하고 여유로운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움으로써 소비자에게 구매할 만한 제품이라는 인식을 심어준다. '버블샷3 W9000'의 경우, 물 없이 사용하는 건조방식인 무수(無水)건조 기능과 세탁 량에 따라 세제를 자동으로 투입하는 '자동 세제 투입' 기능 등을 개발, 제품에 적용함으로써 세탁과정의 번거로움을 줄여줬다. 또한, ‘스마트에어컨 Q9000’은 사용자가 상황에 맞게 각각의 바람문 개폐를 조절해 필요 이상의 전력 낭비를 막을 수 있게 했다. 더불어 사용자가 직접 목표 전력량을 설정할 수 있으며, 누적 전력량의 확인도 가능해 전기료 절약에 효과적이도록 했다. '지펠 푸드쇼케이스 FS9000'은 기존에 하나였던 냉장실을 '인케이스'와 '쇼케이스' 2개의 냉장실로 나눠 식재료와 음식을 각각 신선하고 찾기 쉽게 보관하도록 했다. 특히 쇼케이스에는 가족 구성원의 생활패턴에 따라 3개의 존으로 나누어 이용 편의성을 높이고자 했다.자동차에서도 프리미엄 제품 판매 증가가 도드라지고 있다. 자동차에 자신의 가치를 투영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의 성향이나 개성 등을 표현할 수 있다는 인식이 보편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의 '수입 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수입 차 업계는 올해 상반기에 꾸준히 판매 성장세를 기록하며 올해 누적 등록대수 4만8284대로 판매율을 지난해 동기 대비 20.9%로 올렸다. 지난 4월에 수입 차 판매량(신규 등록 기준)이 1만3320대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24.9%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 11월 1만 2470대로 월간 최대 판매량을 기록한 뒤 처음으로 판매량 1만 3000대를 넘어서며 한국시장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그 중 BMW가 2719대로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BMW 520d가 792대 팔리며 1위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2324대), 폭스바겐(2206대), 아우디(1723대)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폭스바겐과 아우디는 각각 전년 동월 대비 65.9%, 41.1% 증가하며 수입 차 판매를 이끌었다. 임혜선 기자 lhsro@<ⓒ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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