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전 세계 시장이 숨죽이고 지켜봤던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끝났다. 시장은 FOMC를 통해 미국 출구전략 우려가 둔화되기를 기대했지만 이같은 예상은 빗나갔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양적완화(QE) 축소와 종료에 대해 언급하면서 뉴욕 증시는 급락했다. Fed는 기준금리를 동결하고 매달 850억달러 규모의 자산매입 규모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버냉키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경제 여건에 따라 올해 이후부터 매입 규모를 축소할 수 있으며 2014년에 종료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시장은 이같은 버냉키의 발언이 올해말부터 자산매입 규모를 축소해 내년 중반 종료한다는 출구전략 로드맵이 제시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이후 글로벌 투자자들의 유동성 회수에 나설 것이며 이에 따라 이머징 시장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장화탁 동부증권 투자전략팀장= 버냉키 의장은 올해 말에 자산매입 속도를 완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물론 전망한 것처럼 경제가 회복된다는 가정을 붙였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출구전략 선언으로 받아들였다. 여러 정황을 보면 올해 말에 자산매입 규모를 줄이기 시작해 내년 중반경 자산매입을 종료한다는 출구전략의 로드맵이 제시됐다고 봐도 무방해 보인다. 대다수의 연준 위원들이 2015년 이전까지 기준금리가 인상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시장은 올해 출구전략의 시작과 더불어 2015년에서 2014년으로 금리 인상 시점이 앞당겨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할 상황이다. 중앙은행발 변동성 확대와 자산시장의 국면전환은 6월 FOMC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전망이다. 글로벌 금융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정책의 메가트렌드 전환이 자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분석하기 바쁘다. 시간이 지나면서 펀더멘털에 근거한 판단과 자금흐름이 나타나겠지만 초기 몇 개월간은 과거의 경험적 직관에 의존해 유동성을 급격히 회수, 이동, 투입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행동을 보일 것이다. ◆이상재 현대증권 이코노미스트= QE시대 종료는 유동성 장세 마감, 신흥시장 자금유출 확대, 한국시장 상대적 매력 부각 등 세 가지 시사점을 준다. 지난 2003년 강력한 유동성 장세를 보였던 주식시장은 2004년 말 실적 장세로 전이되기에 앞서 5~6개월간의 가격 및 기간 조정을 보인 바 있다. 국내 증시는 이번에 강한 유동성 장세는 없었지만 이같은 영향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번 연준의 양적완화로 인해 가장 큰 수혜를 본 아세안 시장의 타격이 클 것이다. 관언은 지난 1997년과 같은 외환위기가 발생할 가능성인데 외환보유액 확충 및 자본통제 가능성을 감안하면 현 시점에서는 이같은 위기 재발 가능성은 아직 크지 않다. 중장기 측면에서 아세안에서 유출된 자금의 한국 유입 가능성과 실적 장세의 도래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국내 시장의 저평가 매력과 경상수지 대규모 흑자라는 양호한 경제의 질을 감안하면 상대적 매력이 부각될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연준의 예상대로 미국 경제가 본격 회복되면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 경제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 국내 시장 역시 이번 양적완화 축소 로드맵 제시에 따른 아세안시장 충격에서 자유롭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핵심은 양적완화가 축소될 정도로 미국 경제가 회복되느냐다. 미국 경제 회복이 본격화되면 한국은 올 하반기 후반쯤 외국인 선호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다. 송화정 기자 pancake@<ⓒ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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