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 불안심리 금융위기後 최대..'맘 둘 곳 없네'

하루 변동폭 최대 11bp 치솟아…매매 쏠림 확대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국내 채권시장의 불안심리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로 치솟았다. 채권 값의 하루 변동폭이 최대 11bp까지 확대된 것. 통상 일평균 채권 변동폭은 1~3bp가량이다. 전문가들은 금융위기 이후 줄곧 강세를 보여온 채권이 약세로 돌아서는 과도기로 접어들며 변동폭이 커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18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고채 10년물 기준 일평균 변동폭은 4.5bp(1bp=0.01%포인트)로 전월(2.5bp) 대비 2배가량 커졌다. 특히 지난 11일 이후 5거래일 연속 5bp이상, 최대 11bp 변동폭을 보이고 있다. 채권 값의 변동폭이 크다는 건 그만큼 채권 투자자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해 외부 요인에 쉽게 휘둘린다는 얘기다.  17일에도 현오석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하반기 이후 경제전망에 대해 낙관론을 내놓자 증권사 위주로 국채선물을 매도, 금리가 8bp 급등했다.  이달 채권 변동폭은 올해 들어서는 물론 금융위기 이후 최대치다. 2007년 2.5bp를 기록했던 변동폭은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자 같은 해 9월 7.1bp까지 치솟았다. 외부 불확실성이 커지자 투자자들의 매매 쏠림 현상이 나타나며 변동폭이 올라간 것이다. 변동폭은 이듬해인 2009년 4.8bp로 다소 완화된 후 2010년 3.2bp, 2011년 2.7bp, 2012년 2.0bp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다. 채권 값은 올들어서도 1월 2.0bp, 2월 1.7bp로 줄곧 안정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달 2.5bp를 기록한 데 이어 이달 4.5bp로 2009년 수준까지 변동폭이 확대됐다.  시장에선 그동안 강세 기조를 이어온 채권이 약세로 전환하는 과도기로 접어들며 변동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적으로 유동성 확대 전략이 펼쳐지며 채권 금리는 안정된 하향 기조를 보였으나, 최근 미국을 중심으로 출구전략 논의가 활발해지자 채권이 약세를 띠고 있다는 시각이다.  전소영 한양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금리 하락에 대한 일방적 기대감에 한 쪽으로 쏠렸던 시장 심리가 지금은 취약한 상황"이라며 "외부 환경이 채권 시장에 우호적이지 않아 장기간 금리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 본다"고 말했다.  시장은 18~19일(현지시간) 열리는 미국연방시장공개위원회(FOMC)에 주목하고 있다. FOMC에서 시중 유동성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지가 재확인될 경우 채권 금리가 더욱 치솟으며 변동폭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채권 금리 변동성이 커지며 회사채 발행은 위축된 모습이다. 이번주 회사채 발행액은 4810억원(5건)으로 전주에 비해 2690억원 줄었다. 지난달 발행액 역시 3조2348억원에 그치며 전월(6조6242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이달 들어 14일 현재까지 회사채 발행액은 1조1612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최근 STX팬오션 법정관리 신청 등의 악재가 불거지며 당분간 회사채 시장 위축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17일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일보다 8bp 오른 3.27%를 기록했다. 3년물과 5년물은 각각 5bp, 6bp 올랐고, 30년물은 8bp 급등했다.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증권부 이승종 기자 hanarum@ⓒ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오늘의 주요 뉴스

헤드라인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