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임철영 기자] 국내 제조기업 연구 인력들이 중국, 인도 등 외국기업으로 빠져나가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내ㆍ외홍에 시달리고 있는 제조 기업에 속한 연구 인력들은 대한 갈수록 나빠지는 처우에 불만을 갖고 외국기업의 러브콜에 적극 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술력이 뒤지는 중국과 인도기업에게는 우위에 있는 기술과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지만, 후진적 인력관리와 기술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13일 재계에 따르면 한국GM, 르노삼성 등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자동차 메이커의 연구 인력들이 끊임없이 해외 자동차 메이커로 빠져나가고 있다. 특히 한국GM은 30대 젊은 연구 인력들의 이동으로 골치를 앓고 있다. 이들 기업은 지난해 이후 실적 악화에 이은 강도 높은 비용절감 정책으로 내부 동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GM 내부 관계자는 "회사 분위기가 나빠지면서 연구소내 한 개 팀이 한꺼번에 이직을 한 경우도 있다"며 "이 같은 분위기는 어제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석박사급 연구인력은 국산차 연구소에서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독일, 미국 자동차 본사로 옮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대우가 상대적으로 좋은 인도와 중국회사에 대한 관심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실제 쌍용차 모기업 마힌드라는 최근 약 20명의 경력직 연구인력을 채용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 자동차 기업 연구소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력이 그 대상이다. 이미 한국GM과 르노삼성의 연구인력이 상당수 지원해 경쟁률이 3대 1에 달할 정도로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힌드라는 경력직 인력을 선발, 인도 마힌드라의 중앙연구소인 첸나이 연구소에서 근무하게 할 할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에 선발한 인력을 마힌드라가 대규모 투자를 시작한 엔진, 파워트레인 개발부문 등에 투입할 계획이다. 쌍용차 고위 관계자는 "마힌드라가 한국 자동차 기술을 배우기 위해 국내 연구진들을 스카우트 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며 "채용에 나선 결과 지원자가 상당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불황에 숨죽이고 있는 조선사들의 인력유출도 심각한 수준이다. STX조선해양 연구 또는 기술직 직원들은 그룹이 해체 수순을 밟자 속속 회사를 떠나고 있다. 최근에는 진해조선소 설계팀 인력의 3분의 1 이상이 빠져나갔다. 이들 중 상당수는 현대중공업 등 상위기업으로 이직을 했지만, 일부 연구직 직원들은 파격적인 대우를 약속한 중국 조선사로 소속을 옮긴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중국 조선사들이 여전히 기술력으로 우위에 있는 한국 조선사들의 연구 인력들에 대해 관심이 높다"며 "상황이 좋지 않은 국내 대형 조선사 연구 및 기술 인력들의 높아진 불만은 중국 조선사에게는 되려 좋은 기회가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임철영 기자 cyl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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