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91개 홀 사투 끝에 메이저 14승, 이후 무릎수술로 8개월 공백
2008년 US오픈 우승 당시 타이거 우즈가 포효하는 장면. 사진=Getty images/멀티비츠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113번째 US오픈(총상금 800만 달러) '역대 명승부'의 주연은 역시 타이거 우즈(미국)다.바로 2008년 로코 미디에이트(미국)와 무려 19개 홀 연장혈투 끝에 메이저 14승째를 수확했던 순간이 하이라이트다. 우즈는 당시 최종일 18번홀(파4)에서 3.6m 버디퍼트를 성공시켜 극적으로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들어갔고, 다음달 18개 홀도 모자라 플레이오프 1개 홀을 더한 끝에 7번홀(파4)에서 천금같은 '우승 파'를 잡아 기어코 정상에 올랐다. 우즈는 이 우승의 대가로 무릎 수술과 8개월간의 재활 치료를 받는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했다. 마스터스 이후 무릎 수술로 두 달 만에 코스에 돌아온 '복귀전'에서 또 다시 '91개 홀 사투'를 벌였던 까닭이다. 미국의 스포츠전문채널 ESPN은 이 대회를 2000년 이후 메이저대회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의 명승부로 꼽았다. 우즈는 2000년에는 최저타 우승스코어(12언더파)와 최다 타수 차 우승(15타)으로 또 다른 명장면을 연출했다. '황태자' 어니 엘스(남아공)는 1994년 외국인 선수로는 67년 만의 US오픈 우승으로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졌다. 콜린 몽고메리(스코틀랜드), 로렌 로버츠(미국)와의 18홀 연장전에서 승부를 가리지 못해 서든데스 두 번째 홀까지 가는 접전이었다. 헤일 어윈(미국)의 '노장투혼'이 빛을 발한 건 1990년이었다. 45세의 나이에 마이크 도널드(미국)를 격침시켜 '최고령 챔피언'의 영광을 차지했다. 톰 왓슨(미국)은 1982년 최종 4라운드 17번홀(파3)에서 '기적의 칩 샷'으로 잭 니클라우스(이상 미국)를 제압해 두고두고 이야깃거리를 만들었다. 니클라우스가 공동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친 가운데 티 샷이 2개의 벙커 사이 깊은 러프에 떨어져 파 세이브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왓슨은 그러나 5.5m 거리의 칩 샷을 그대로 홀인시켜 선두로 올라섰고, 다음 홀인 18번홀(파4)에서 버디를 더해 2타 차 우승을 완성했다.켄 벤투리(미국)는 US오픈의 경기 방식까지 바꿨다.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1964년 최종일 36홀을 플레이하다가 일사병에 걸려 탈진했고, 의사는 "죽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 때만 해도 1, 2라운드에서 각각 18홀씩, 최종일 36홀을 도는 방식이었다. 벤투리는 그러나 "죽어도 경기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버티며 각소금을 입에 물었고, 마침내 토미 제이콥스(미국)를 따돌리고 생애 첫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US오픈은 이듬해인 1965년부터 4라운드 방식으로 변경됐다.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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