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일기자
토마토 수확
당일 아침에 수확한 농산물을 식탁에 올리는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신선함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또 이곳에서 판매되는 농산물은 시중가의 60% 이하 수준으로 저렴하다. 특히 텃밭 등에서도 재배되는 모듬쌈 100g의 경우 인근 대형마트 620원, 생활협동조합 1000원인데 반해 이 곳에서는 2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센터를 매개로 직접 연결돼 중간유통단계가 없기 때문이다.일반 농산물 소매가격의 유통비용 비중은 평균 41.8%로 엽근채소류는 69.6%에 달해 농가에서 500원에 팔린 무를 소비자는 5배에 해당하는 2500원에 구입하는 실정이다.아무리 가격이 저렴해도 안전한 먹거리가 아니면 소비자가 찾지 않는다. 이곳 센터에서는 친환경 농산물만을 취급하고 생산자의 사진과 정보를 표시한다. 전 품목에 대해 잔류농약검사를 실시해 구청이 안전성을 인증한다. 친환경 농산물이다 보니 각종 벌레와 달팽이가 자주 발견된다. 흙과 이물질 등을 깨끗하게 세척해 상품화하고 생산자가 직접 결정한 가격을 매겨 판매된다. 기준에 미달된 농산물 판매 시 1년간 매장이용을 금지한다.어느새 단골고객이 된 주부 이용남(고덕동. 65)씨 “일주일에 2~3번 정도 이용한다. 토마토 가지 오이를 주로 사는데 물건도 좋고 친환경 제품임에도 가격이 싸다”고 말했다.농산물 세척
또 다른 주부 김희선(고덕동. 43)씨는 “생산자의 인적사항을 확인할 수 있고 구청에서 농약검사까지 하니 믿고 먹을 수 있다”며 “좀 더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도시농업 열풍의 발원지 강동구(구청장 이해식)가 11일 도시농업을 더욱 활성화하고 친환경 로컬푸드 직거래시스템을 정착시키기 위해 도시농업지원센터를 개관한다.2010년 서울에서 최초로 시작한 강동구 도시농업은 첫해 둔촌동 빈 땅에 226구좌의 텃밭으로 시작해 4년차인 올해 3800구좌(14.6ha, 서울 자치구 중 최대 규모)로 늘어날 만큼 주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구는 도시농업을 시작한 2010년에 전국 최초로 친환경 도시농업 조례를 제정해 도시농업의 기반을 다져왔다. 농림수산식품부와 서울시도 2012년 관련 법률을 제정해 도시농업육성에 동참하고 있다.센터는 이미 도시민의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 잡은 도시농업에 대한 체계적인 정보제공과 교육을 맡는 허브역할을 한다.도시농업이 주는 생산적 여가활동의 장점(건강, 즐거움, 정신적 풍요 등)을 홍보하고 참여자들의 자생적 지역공동체의 기틀을 마련한다. 또 농가 시민단체 기업 생협 등 다양한 단체가 참여하는 거버넌스를 구축해나갈 계획이다.이를 위해 1일 농부 체험교실, 건강밥상 차리기 강좌, 농부의 시장, 학교급식 종사자 교육, 친환경 농업현장 그린 투어 등을 운영한다.잔류 농약 검사
또 센터는 친환경 로컬푸드지원 시스템 구축을 통해 지역에서 생산한 친환경 농산물을 지역 주민들이 저렴하게 구입해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간다.구는 신뢰·안전·정직을 핵심가치로 하고 생산, 유통, 일자리 3개 분야의 혁신이 종합적으로 이루어지는 Community Business Center로 육성한다는 계획이다.이를 위해 지난 3월에 지역 내 41농가로 구성된 ‘친환경 농산물 생산농가 협의회’와 농산물 공급에 관한 MOU를 체결해 농가의 소득증가와 함께 센터 내 안정적 농산물 공급을 확보했다.생산자가 직접 가격을 정하고 포장해 본인 매장에 진열하는 'shop in shop'방식을 도입해 고품질을 유지하고 가격문제를 해결한다. 센터는 도매시장 시세 정보를 취합해 적정 가격을 유도하고 수시로 품질을 감독한다.구는 지역 내 모든 초등학교에 친환경 학교급식 식자재 공급을 추진하고 친환경 농산물 사용 음식점 인증제 등를 통해 강동에서 생산해 강동에서 소비하는 이른바 ‘강산강소’ 친환경 로컬푸드 운동을 확산해 나간다는 계획이다.이해식 강동구청장은 “영국 농업경제학자 에번 프레이저는 현대 농업을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전환하는 길만이 인류문명이 살아남는 길이며 이를 위해 기계 대신 사람이 근력을 사용하는 농업과 생산물의 지역판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말했다.농산물 진열 및 판매
또 “도시에서 농사를 짓는 것은 탄소저감과 안전한 먹거리확보 뿐 아니라 가족 간, 이웃 간 소통이 단절되는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를 회복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