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 286억1900만원 들여 인근 주택 등 매입, 박정희 기념공간으로 조성하기 위해 서울시에 투자유치 심사 청구...그러나 일부 네티즌 등 독재자 미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
[아시아경제 박종일 기자]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았던 서울 중구 신당동 가옥 일대가 '박정희 기념공간'으로 조성될 예정이이서 논란이 일고 있다.서울 중구청은 이미 복원된 박 전 대통령 가옥 주변 건물 5채를 매입해 286억원(용역결과 추정금액)을 들여 기념광장과 연못, 녹지공간이 들어서는 기념공원으로 조성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중구청은 지난해 2월 기본사업 구상안 용역을 마친 데 이어 올 1월 기본 용역 결과 타당성을 검토하는 용역을 발주해 5월말에 마쳤다. 최종 결과물은 이달 안으로 나올 예정인데 지난 4일 이미 서울시에 소요예산 286억원에 대한 투자심사를 의뢰했다. 투자심사 계획안은 정부가 50%인 143억원, 서울시가 20%인 57억원, 중구청이 30%인 85억을 투자하는 것으로 돼 있다. 심사는 7월 중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중구는 지난 2011년 '1동 1명소 사업' 일환으로 노후된 신당동 박 전 대통령 가옥 주변의 역사문화관광 중심지 명소화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신당동 자택
박 전 대통령의 신당동 가옥은 일제 때 건축된 것으로, 그가 육군 1군 참모장이던 1958년 5월부터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관사로 이주한 1961년8월까지 3년3개월 동안 가족과 살았던 곳이다. 또 박근혜 대통령이 1979년 박 전 대통령 서거 후 1982년 성북동으로 이사하기 전까지 머물렀던 곳이기도 하다. 신당동 가옥은 박 전 대통령이 5.16 군사쿠데타를 계획하고 지휘한 곳이기도 하다. 1974년까지 육영수 여사의 어머니가 거주하면서 가옥 뒤편을 증축해 1960년대와 70년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이 가옥은 2008년5월 서울시에서 추진한 역대 정부수반 유적 종합보존계획에 따라 그 해 10월 국가등록문화재 제412호로 지정됐다. 지난해 서울시에서 내부 구조를 박 전 대통령 거주 당시로 복원했다. 이 같은 '신당동 박정희 기념공간' 조성에 대해 일부 주민과 국민들 사이에서는 박 전 대통령 우상화를 위한 사업이라는 비판도 일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마포구 상암동에 박정희 기념관이 조성돼 있는데 신당동에 박정희 기념공원을 예산으로 조성하려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반응이다. '바람과 나'란 필명을 쓴 누리꾼은 "유족과 기념하고 싶은 분들이 기부나 모금으로 해야지 왜 세금으로 이런 사업을 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신당동의 한 주민은 "구청장이 거액을 들여 쿠데타 모의장소 성역화를 추진하려는 세상에 살고 있다. 슬픈일이다"고 말했다.
중구청이 추진한 박정희 전 대통령 자택 등 주변 공원화 사업 조감도
반면 '른새'란 필명의 누리꾼은 "미국은 (일부에서는 독재자라고 보는) 링컨의 단점은 땅에 묻고 어마어마하게 큰 링컨 기념관을 지어 미국의 분열을 막았다"며 박 전 대통령 기념공원 조성에 동의하는 글을 남겼다.이에 대해 중구청 관계자는 7일 "중구가 이순신 장군 생가터 복원 등과 같이 박정희 전 대통령 자택에 대한 기념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중구내 관광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박종일 기자 drea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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