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공인중개소, 5년새 3600개 폐업

[아시아경제 한진주 기자] 서울시내 공인중개업소가 5년 전보다 3600여개나 줄어들었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면서 거래가 급감함에 따라 문을 닫는 중개사들이 늘어난 것이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5년 전인 2008년 4월 서울 소재 공인중개업소는 총 2만5842개에서 올 4월 2만2178개로 14%(3664개) 줄었다. 강남구와 서초구, 송파구 등 이른바 '강남 3구'의 경우 5418개에서 523개(9%) 줄어든 4865개다.주택시장에서 매매거래는 줄어들고 전월세 거래가 늘어나는 등 업황이 악화되다보니 중개업소가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런데도 재건축 추진 아파트가 있는 곳에서는 중개업소가 늘어나는 추세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상가건물 안에 '개방형' 중개업소가 생겨나기도 한다. 상가 가장자리에는 일반적인 형태의 중개업소들이 있고 상가 가운데에는 벽이나 문ㆍ창문 없이 개방된 중개업소들이 나타나고 있다.잠실주공5단지 상가의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비싸다보니 10억원을 매매하면 수수료 0.5%만 받아도 500만원을 번다"며 "이런 이유로 일반 상점이 있던 자리에도 중개업소가 생겨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말했다.중개업소의 사방이 뚫려 있어도 장사가 되는 이유는 계약서만 쓰기 위해 중개업소를 찾는 사람들이 있어서다. 또 다른 중개업자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서로 거래조건을 다 합의한 상태에서 찾아오기도 한다"며 "물건만 괜찮으면 중개업소의 신뢰도는 문제없다는 손님들이 있다"고 전했다. 재건축 추진 단지 인근에서 벗어나면 중개업소 감소추세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동작구 사당동의 S공인 관계자는 "몇년 전부터 월세는 커녕 보증금도 다 까먹고 폐업하는 공인중개업자들이 많다"며 "부동산 경기도 안좋고 거래도 줄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2010년 상반기부터 중개업소 숫자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 2009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를 초고층으로 증축하는 것을 허용하며 정점을 찍었으나 연말부터 거래가 줄며 중개업소 수가 감소세로 전환됐다.한편 서울 중개업소는 많이 줄었지만 세종시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집계를 시작한 2012년 7월 347개였던 중개업소가 올해 4월 413개로 9개월새 66개(19%)가 늘었다.한진주 기자 truepearl@<ⓒ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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