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억에 인수한 뉴젠팜의 전력보니 삼켰다가 다 쓰러진 '독약 벤처', 이번엔 '藥될까
[아시아경제 전필수 기자]로케트전기가 바이오기업 뉴젠팜을 90억원에 인수했다. 이 소식에 로케트전기는 바로 상한가로 뛰어올랐다. 이 소식이 발표되기 전, 30% 가량 올랐지만 아랑곳 하지 않았다. 상장사 가치를 순식간에 50% 이상 올린 뉴젠팜의 마법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중자살 유전자를 이용한 전립선암 항암치료제 '쎄라젠'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뉴젠팜이 코스닥시장에 등장한 것은 2001년이다. 한솔케미언스(현 한솔케미칼)가 그해 8월 4억8000만원을 투자하면서다.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코스닥기업 주가를 뒤흔들었다. 그해 2월 동진에코텍이 뉴젠팜을 재료로 주가가 급등한 것을 시작으로 5월에는 신화정보통신과 한솔케미칼도 덩달아 뉴젠팜 효과로 급등했다. 뉴젠팜 열풍에 장미디어(현 티모이엔엠)도 그해 8월 뉴젠팜에 투자를 했다.하지만 효과는 오래가지 못했다. 신화정보통신은 뉴젠팜 효과를 보기 위해 사명도 뉴젠비아이티로 바꾸는 등 바이오기업 변신을 꾀했지만 2009년 상장폐지됐다. 동진에코텍의 불운은 더 빨랐다. 예일바이오텍으로 변신, 역시 뉴젠팜 효과 극대화를 노렸지만 2007년 3월 감사의견 거절로 증시에서 퇴출됐다.투자회사들의 잇단 상장폐지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뉴젠팜이 다시 등장한 것은 2011년. 지아이바이오가 뉴젠팜을 인수하면서 단기 급등 신화를 재연했다. 당시 9월말 700원대였던 주가가 한달도 되지 않아 2200원까지 급등했던 것. 하지만 뉴젠팜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그해 11월까지 추가 상승하면서 2000원대 후반가지 올라갔지만 이후 계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2012년에는 고점대비 1/10 토막도 더 나더니 올해 감사의견 거절을 받았다. 극적인 반전이 없는 한 상장폐지 수순을 밟아야 한다.뉴젠팜 투자기업 중 재벌 계열사인 한솔케미칼을 제외하고, 퇴출 위기에 몰리지 않은 기업은 티모이엔엠 뿐이다. 티모이엔엠도 여러차례 주인을 바꾸고, 사업분야까지 바꾼 것을 감안하면 코스닥기업들이 뉴젠팜을 인수하면서 모두 나락으로 떨어진 셈이다.이처럼 뉴젠팜을 품었던 기업들은 대부분 비운을 맞은데는 뉴젠팜도 한몫 했다. 지분보유 기업이 바뀔 때마다 개발 중인 유전자치료제 '쎄라젠'의 상용화 시점은 2005년부터 꾸준히 바뀌었다. 2005년에는 2008년 상용화를, 2008년에는 2012년 상용화, 2011년은 2014년 상용화 예정이라고 주장했다. 증시 한 관계자는 "지금까지 대기업들조차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게 바이오 신약이란 점을 감안할 때 벤처기업의 신약 성공 확률은 극히 낮을 수밖에 없다"며 "투자자들의 과도한 기대를 부추긴 기업들의 말로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필수 기자 philsu@<ⓒ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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