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오리 새끼' 프리보드…스마트폰 거래 'No'

프리보드 MTS '식물시장'

[아시아경제 이승종 기자] 프리보드 투자자 김 모씨는 스마트폰을 볼 때마다 울화통이 터진다. 여기저기서 스마트 시대라고 하지만 그가 거래하는 종목들은 스마트폰에선 불통이다. 김씨는 "코스피나 코스닥은 휴대폰으로 언제 어디서나 거래가 가능한데 프리보드는 먼 얘기"라며 "시장을 활성화하겠다는 의지 자체가 없다"고 토로했다.  프리보드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서도 외면 받고 있다. 최근 금융투자 시장에서 MTS 거래가 급증하고 있지만 프리보드 모바일 서비스는 전무한 상황이다.  14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해 프리보드를 서비스 중인 증권사는 40개사에 달하지만 프리보드까지 서비스 중인 곳은 한 곳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프리보드는 지난 2000년 개설된 제3시장을 전신으로 2005년 설립된 장외거래시장이다. 코스닥에 상장하지 못한 중소ㆍ벤처 기업의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하며 금융투자협회가 운영관리를 맡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MTS를 이용한 일평균 거래대금은 7118억원으로 지난 2009년과 비교해 345% 증가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늘어나며 MTS 거래규모도 급증하고 있지만, 프리보드는 철저히 배제돼 있는 셈이다. 프리보드 투자자들이 볼멘 목소리를 내는 이유다.  금투협은 MTS 서비스는 개별 증권사의 선택사항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프리보드는 전화나 HTS를 통해 주문이 가능하다. 금투협 프리보드관리실 관계자는 "MTS 거래시스템을 신규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전산개발 등 많은 유무형 비용이 따른다"며 "이에 대한 투자 여부는 투입비용과 편익에 따라 개별 증권사에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프리보드가 말라 죽어가는 상황에서 굳이 MTS에 탑재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한다. 투자자가 있어야 MTS에 서비스할 수 있다는 얘기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TS는 필요한 기능만 간추려 넣은 핵심 플랫폼이라고 보면 된다"며 "쓰는 이가 거의 없는 프리보드를 MTS에 추가하지 않는 이유"라고 전했다.  업계의 지적처럼 오는 7월 코넥스 출범을 앞두고 프리보드는 더 위축되고 있다. 지난해 한때 1조원을 웃돌기도 했던 시총은 지정종목 축소 등에 밀려 절반가량으로 쪼그라들었다. 5월 현재 프리보드 시총 규모는 5334억원으로 3년 내 최저 수준이다. 지난 3월에는 총거래대금의 30~40%가량을 차지하던 코렌텍이 코스닥으로 빠져나가며 거래가 더 줄었다. 1개 종목이 빠지느냐 여부에 따라 전체 거래량이 휘청이는 게 프리보드의 현주소다.  금투협은 프리보드의 생존을 위해 뭔가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코넥스의 정착 여부를 살펴본 뒤에야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코넥스와 프리보드의 콘셉트가 비슷해 위축이 불가피한 실정"이라면서 "일단 코넥스가 도입된 후에야 가시적인 대책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이승종 기자 hanarum@<ⓒ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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